동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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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자
개념
음성형태는 동일하나 의미가 다른 두 개 이상의 단어. 동음이의어.
이칭
이칭
동음이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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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음성형태는 동일하나 의미가 다른 두 개 이상의 단어. 동음이의어.
내용

동음어가 만들어지는 경위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하나의 단어가 의미의 분화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이다. 즉, 어떤 단어가 여러 개의 의미를 가지는 다의어가 되었다가 그들 의미 사이에 분화가 심해지면 그것들을 서로 별개의 단어로 인식하게 된다.

‘손님’은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을 뜻하는 말이지만, 이 단어가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모셔야 할 대상’이라는 연상의미에 이끌려 ‘마마병(媽媽病:천연두)’을 일컫는 완곡어법으로 쓰이게 되자, 결국 ‘손님’의 또 다른 뜻으로 병의 이름이 덧붙게 되었다.

이 두 개의 의미는 이처럼 원래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것이지만 그 관련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동음어가 된다. 그러므로 다의어라고 할 경우에는 서로 다른 의미 사이에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고, 동음어라고 할 경우에는 그들 의미 사이에 공통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언어대중의 의식의 차이가 문제될 뿐이다.

둘째, 동음어는 음운변화의 결과에 의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국어음운사에서 음의 음가소실은 동음어를 만들었다. 즉, 중세국어에서 ‘마ᅀᆞᆯ[官衙]’과 ‘ᄆᆞᅀᆞᆯ[村落]’은 각기 다른 단어였으나 ‘·’음이 ‘ㅏ’에 합류되면서 그 두 단어는 동음어가 되었다. 그러자 ‘마을[官衙]’은 관아(官衙)·관청(官廳) 등 한자어로 바뀌게 되고 마을[村落]만 현대까지 존속하고 있다.

이와 같이 동음어 사이에는 적자생존의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현대어에서 ‘눈[雪, 眼]’·‘밤[栗, 夜]’·‘솔[刷, 松]’ 등은 아직은 동음어라고 할 수 없으나, 그들 단어 사이에 변별적 특징이 되는 음의 장단을 구별하지 못하는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당당한 동음어의 구실을 하고 있다.

셋째, 한자를 기원으로 하는 단어는 한자음의 단순성 때문에 엄청난 동음어를 발생시킨다. 특별히 이러한 한자동음어를 동형어(同形語)라 하여 구별하기도 하지만, 발음의 관점으로는 국어의 어휘체계 안에서는 명백한 동음어들이다.

이 한자동음어는 서너 개의 단어가 하나의 동음어를 만들고 있는 경우로부터 십여개 이상의 단어가 하나의 동음어를 이루는 경우까지 수적으로는 다양하지만 대개는 문맥에 의하여 그들의 의미가 혼동의 우려 없이 쓰인다.

가령, ‘사고’에 대응하는 한자동음어에는 ‘四苦·四庫·史庫·司庫·四顧·死苦·私稿·私考·社告·事故·思考·斜高·飼藁’ 등이 있으나 이들 한자어는 각기 서로 다른 의미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문맥 안에서 서로 뒤바뀌어 잘못 이해될 경우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넷째, 음운현상에 의하여 일시적으로 동음어관계에 놓이는 이른바 준동음어들이 있다. 있다[有]·잇다[續]·잊다[忘] 등은 물론 문맥에 의하여 구별은 되지만 다소 혼란을 일으킬 염려가 있으며 ‘낫[鎌]·낮[晝]·낯[面]·낱[單]·낟[穀]의 관계도 독립적으로 쓰일 때와 뒤에 오는 음이 자음으로 시작될 때에는 어말자음의 중화현상 때문에 부득이 혼동을 일으키는 동음어가 된다. 그밖에도 약어의 발생, 외래어의 수입, 통사적 연결관계에 의해 일시적인 동음어관계를 형성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문맥에 의하여 구별이 가능하다.

동음어는 혼동의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그 혼동을 피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쓰인다. 첫째는 동음어관계에 있는 어휘 가운데 하나가 스스로 다른 단어로 대체되어 경쟁에서 탈락해버리는 경우이다. ‘마ᅀᆞᆯ[官衙]과 ᄆᆞᅀᆞᆯ[村落]이 모두 ‘마을’로 바뀌어 동음어가 되자 앞의 것이 한자어 ‘관아(官衙)’로 바뀌어 버린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둘째는 의미의 구별이 가능한 다른 요소, 즉 접두사 같은 것을 첨가하는 방법인데, 이때에 동의어관계에 있는 두 단어가 동시에 새로운 요소를 첨가하는 경우도 있고 어느 한 쪽만 첨가하는 경우가 있다. ‘초1(燭)’와 ‘초2(醮)’는 둘 다 그 앞에 의미의 구별이 가능한 접두사를 붙여서 ‘양초[洋燭]’와 ‘식초(食醮)’로 바뀌었고, ‘바람1[風]’, ‘바람2[壁]’, ‘바람3[期待, 希望]’에서는 ‘바람[風]’·‘바람벽[壁]’ 또는 ‘벽(壁)’·‘바램[期待]’으로 바뀌었다.

동음어를 국어어휘의 계열에 따라 분류해보면, ① 고유어끼리의 동음어, ② 고유어와 한자어의 동음어, ③ 고유어와 외래어의 동음어, ④ 한자어끼리의 동음어, ⑤ 한자어와 외래어의 동음어, ⑥외래어끼리의 동음어, ⑦ 고유어·한자어·외래어의 삼중구조를 가진 동음어, ⑧ 고유어와 한자어의 복합어로 이루어진 동음어 등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 한자어끼리의 동음어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참고문헌

『국어동음어의 연구』(박영환, 숭전대학교대학원, 1978)
『국어어휘론』(심재기, 집문당, 1982)
「동음어의 연구」(이승명, 『어문학』 20, 1969)
「현대국어동형어에 대한 연구」(허웅, 『한글』 145, 1970)
「동음충돌원리고」(최태영, 『국어국문학』 59·60합병호,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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