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은 평(萍). 경기도 수원 출신. 중국 상해로 건너가 남양의학대학(南洋醫學大學)에서 수학했으나 중퇴하였다. 중일전쟁 중에는 중국에 머물다가 광복 후 귀국하여 『문화시보(文化時報)』·『예술조선(藝術朝鮮)』 등의 창간에 관여하였고, 경향신문의 문화부장으로 있으면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였다.
그는 재학 때부터 동인지 발간 및 창작극 공연활동을 하였으며, 중국문학을 국내에 소개하는 한편, 1933년 단편소설 「밤이 깊어갈 때」(新東亞 10월호)·「포도(鋪道)의 우울」(1934.2.)·「파혼(破婚)」(1934.10.)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곧이어 「북평서 온 영감」(1936.2.) 등을 발표하였는데, 그 동안에 발표한 수많은 단편소설은 3권의 단편소설집, 『결혼도박(結婚賭博)』(1951)과 『연애제백장(戀愛第百章)』(1954)과 『혼혈아(混血兒)』(1960)에 수록되어 있다.
장편소설로도 「태양은 누구를 위하여」(1951)·「석방인(釋放人)」(1953) 등이 있으나,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것은 단편 「악야(惡夜)」(1950)와 장편 「석방인」이다. 전자는 양공주의 집에서 하룻밤 사이에 겪은 이야기이며, 후자는 반공포로석방으로 자유를 찾은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자취를 그린 작품이다.
이처럼 그의 작품세계는 6·25남침 뒤의 세태를 나름의 현실감각으로 작품화한 하나의 계열과, 오랜 기간에 걸친 중국생활 및 그 자신의 대륙적 기질이 반영된 폭넓고 선이 굵은 또 하나의 작품계열로 나누어진다.
이렇게 주제와 작품화 과정에서 매우 다양하고 개방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문학은 우리 나라 현대소설사상 하나의 특이한 예로 간주된다. 그 밖에 그의 작품으로는 단편소설 「남경로(南京路)의 창공(蒼空)」(1935.5.), 장편소설 「장미의 침실」(1957)·「흑백(黑白)」(1959)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