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 전한다. 원래 이 노래는 민간신앙을 기반으로 한 무가(巫歌)로서 내당 또는 내불당(內佛堂)에서 무당들이 굿을 할 때 부르던 노래였다. 그러나 궁중에 유입되어 악장 중 속악가사의 하나로 불려짐으로써 무가적 기능과 악장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가지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노래는 현재 남아 있는 서울 열두거리 「안당굿무가」에 대응하는, 또는 그것의 연원이 되는 무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노래에서 신격(神格)이 ‘성인무상(聖人無上)’·‘양산대륵(兩山大勒)’과 같은 부처나 보살 또는 큰미륵보살로 설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순수한 무가라기 보다는 무속과 불교가 절충된 형태의 무가로 보는 것이 옳겠다.
가사의 내용은 여성 화자(話者)가 열세명의 남종과 오래도록 살고, 욕정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구를 표출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 때문에 음사(淫詞)로 이해하기 쉬우나, 민간신앙에서 남녀의 성 결합은 풍요와 다산(多産)의 주술적 상징이므로, 이 노래가 여러 명의 장수와 아들을 낳기를 갈구하는 기자(祈子)의 기능을 맡았음을 알 수 있다.
5음 음계의 계면조(界面調)로 되어 있으며, 上一 宮 下 下 下 下 下一 二 三 四 五의 좁은 음역(音域)을 사용하고 있다. 장단형(長短形)은 고(鼓)·편(鞭)·쌍(雙)으로서 장구의 채편을 채로 굴러 소리를 내는 방법인 요(搖)가 없는 것이 특색이며, 각(刻)마다 그 머리에 박(拍)과 장단이 붙는다. 이것은 매우 율동적인 무용 반주 음악임을 시사해 준다. 그리고 종지형(終止形)은 宮下 下 下 下 下一 二 三 四 五의 하강형(下降形)으로서 전형적인 향악 형태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