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는 소유한 것이 많다는 뜻이다. 『주역』에서 ‘대(大)’는 양을 가리킨다. 대유괘는 내괘가 하늘이고, 외괘가 불로서 태양이 하늘위에서 빛나는 형상이다. 태양은 지상의 만물을 남김없이 비추기 때문에 ‘대유’가 된다.
괘상 전체를 보면, 하나의 음효가 천자의 위치인 5효에 있고 5개의 양효가 상하에서 둘러싸고 있다. 이것은 자신을 비운 겸손한 천자에게 많은 현자들이 귀복(歸服)하는 상으로 육오(六五)의 입장에서 보면 5개의 양을 소유한 것임으로 ‘대유’가 된다. 괘사에서 “대유는 크게 형통하다.”고 말한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대유괘는 구오(九五) 하나의 양과 5개의 음효로 구성된 비괘(比卦)와 대비된다. 비괘는 강건한 천자에게 서민(庶民)들이 호응하는 상이므로, 비록 구오(九五)의 강중(剛中)이 대유 육오(六五)의 유중(柔中)보다 우월하지만, 괘사에서 “비는 길하니…허물이 없을 것이다.”고 하여 대유괘만 못하게 평가하고 있다.
괘사에서 곧바로 “크게 형통하다(元亨).”고 말한 곳은 대유괘와 정괘(鼎卦) 뿐이다. 이것은 이 괘들이 현자를 높히고 기르는 괘이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소유한 자는 교만해지기 쉽다.
초구(初九)에서 “해롭지 않으니 허물이 아니다. 그러나 어렵게 여기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고 한 것은 부를 소유한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자칫하면 사치하고 교만해지기 쉬움으로 항상 경계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구사(九四)의 경우 중간을 넘어서서 소유한 것이 지나치게 많아 흉허물이 되기 쉽지만 성하고 많음에 처하지 않으면 허물은 없을 것이라고 효사는 말하고 있다. 이 괘는 겸허해야 진실로 소중한 것을 풍족하게 얻을 수 있고 또한 지킬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