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에는 3효로서 구성된 8개의 단괘(單卦)와 두 개의 단괘가 겹쳐진 6효 중괘(重卦)가 있는데, 8괘를 두 개씩 중첩시켰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괘의 수는 64개이기 때문에 ≪주역≫ 64괘로 구성된 것이다.
고대에는 팔괘로 점을 쳤는데, 사회가 복잡해 짐에 따라 64개의 중괘로서 사물의 변화를 예측하고 길흉을 점치는 방법이 생겨났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것을 ‘복희팔괘(伏羲八卦)’의 괘서(卦序)에 의해여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주역≫의 괘는 이와 달리 다음과 같은 순서로 배열되어 있다.
8괘가 ‘사물’을 상징하는데 비해 64괘는 ‘사건’을 상징한다. 6효 중괘는 각 단괘들 자체의 내용과 두 개의 괘가 결합하는 방식 그리고 각 효들간의 상호 관계에 의해 발생하는 의미와 사건에 따라 전체적인 괘의 내용 즉 ‘괘사(卦辭)’가 결정되고, 각 효의 위상과 상호 관계에 의해 각 효의 의미 즉 ‘효사(爻辭)’가 규정된다.
괘사와 효사는 점사이다. 점사는 좋고 나쁨, 즉 길·흉을 판단해주는 기능을 한다. 즉 단괘들의 결합 방식, 그리고 각 효들간의 관계성에 의해 좋고 나쁨, 길과 흉이 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땅을 상징하는 곤괘가 위에 있고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가 아래에 있는 태(泰)괘는 무거운 땅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오고 가벼운 하늘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 두 기운이 만나 교감하기 때문에 길하고 형통한 괘로 규정된다.
반면 그 반대가 되는 비(否)괘 는 하늘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땅기운은 아래로 내려와 두 기운이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막히고 이롭지 못한 괘로 규정된다.
이와 같이 괘·효사의 좋고 나쁨이 결정되는 데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으며 그 법칙은 ≪주역≫의 음양 원리에 근거를 둔 것이다.
≪계사전 繫辭傳≫에서 “역(易)은 천지를 본받은 것이기 때문에 천지의 도(道)를 두루 포섭해 다스릴 수가 있다.”고 했듯이 ≪주역≫의 64괘에는 천지만물의 변화 원리가 투영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토대로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행동양식과 당위의 규범을 모색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주역≫의 점이며, ≪설문해자≫에서 “(卦)는 점서(占簭)하는 소이이다.”고 규정한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