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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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 또는 그 뿌리.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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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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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 또는 그 뿌리.
내용

도랒이라 줄여 부르기도 하며, 한자어로는 길경(桔梗)·백약(白藥)·경초(梗草)·고경(苦梗)이라고 한다. 방언으로는 도래(도레)·돌가지라 한다. 학명은 Platycodon grandiflorum (JACQ.) A. DC.이다. 도라지는 온대지방의 평지 및 해발 1,000m 정도에 이르는 산지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줄기의 높이는 40∼100㎝로 곧추선다. 뿌리는 먹을 수 있으며 굵고 짧게 자란다.

잎은 긴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다. 8∼9월이면 다섯쪽으로 갈라진 통꽃이 피는데, 보통은 청자주색을 띠나 흰색의 꽃이 피는 것도 있다. 이를 백도라지라고 하며, 꽃이 겹으로 피는 것을 겹도라지라고 한다. 도라지 뿌리에는 당질·칼슘·철분이 많고 섬유질이 주요 성분을 이룬다. 그래서 씹는 맛이 특별한데 특히 2, 3년생의 어린 뿌리는 아주 연하다.

봄에서 가을에 걸쳐 캐는데, 날것을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갈무리하였다가 수시로 먹기도 한다. 성분으로 보아서는 가을에서 이른봄까지가 좋으나 이때는 쓴맛이 강하다.

또한, 도라지의 뿌리에는 인삼의 주요 성분 가운데 하나인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도라지의 지질은 점성과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으며, 포화지방산이 불포화지방산보다 많은 것이 특색이다.

도라지의 어린 싹이나 잎은 데쳐서 물에 헹구어 쓴 맛을 뺀 다음 나물로 먹으며, 줄기의 연한 부분도 먹는다. 도라지를 요리하자면 미리 1, 2일간 물에 담가 쓴 맛을 우려내고, 섬유질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

생채를 만들 때는 가늘게 찢어서 소금을 넣어 주무른 다음, 재웠다가 절여지면 양념을 한다. 도라지 숙채는 도라지를 소금과 함께 주물러 간을 맞추고 살짝 볶아서 찬물에 헹군 다음, 식초·설탕·소금·후춧가루로 양념을 하여 무친다.

또, 도라지를 쪼개어 쇠고기와 번갈아 꼬치에 꿰어 도라지산적을 만들기도 하며, 느름적이나 화양적의 재료로도 많이 사용한다. 그 밖에 고기나 다시마와 함께 졸여서 설탕과 마늘을 섞어 간장에 담근 도라지장아찌를 만들기도 한다. 고추장을 묻혀서 구워먹는 것도 별미이다.

18세기 중엽의 『증보산림경제』에는 도라지에 양념을 발라서 굽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고, 19세기 말엽의 『시의전서(是議全書)』에도 도라지를 이용한 나물조리법이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궁중연회에 쓰이는 화양적·각색화양적·낙제화양적·어화양적·생복화양적·양색화양적 등에도 도라지를 쓰고 있음을 『진연의궤(進宴儀軌)』와 『진찬의궤(進饌儀軌)』 등에서 볼 수 있다.

『증보산림경제』에는 이른봄에 큰 도라지를 골라서 쌀뜨물에 담가 껍질과 상한 것을 제거한 다음 물에 삶아 쓴 맛을 빼고, 꿀을 섞어 약한 불에 졸였다가 말려서 먹는 도라지정과가 소개되어 있다.

한편, 도라지는 구황식으로도 중요하였다. 도라지밥은 흉년의 대용식으로서, 잘 씻은 다음 충분히 삶아서 주머니에 넣고 물에 담가 발로 밟아주면 쓴 맛이 빠지므로 이를 밥에 섞어서 먹었다. 16세기 중엽의 『구황촬요(救荒撮要)』에 의하면 도라지로 장을 담근다고 하였다.

식용으로서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도라지는 널리 사용되었다. 문헌기록 중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처음 나타나는데, “맛이 맵고 온화하며 독이 약간 있다. 2∼8월에 뿌리를 캐며, 햇볕에 말린 것은 인후통을 잘 다스린다.”고 하였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맵고 쓰며 약간 독이 있다. 허파·목·코·가슴의 병을 다스리고 벌레의 독을 내린다.”고 하였다.

『일화본초(日華本草)』에서는 허파의 화농증을 다스리고 농을 배설시킨다고 하였다. 현재 민간처방에서 감기·기침·냉병·복통·부스럼·설사·산후병·부인병·불면증·인후카타르·편도선염·기관지염·월경통·이질·진해거담·위산과다·이뇨·보혈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라지의 잎은 발이 부르튼 데 유용하며, 도라지와 수탉을 삶아 먹으면 대하증이 치료된다고 한다. 치통·설사 때는 뿌리의 껍질을 벗기고 기름에 지져 먹으면 나으며, 피를 토할 때도 쓰인다.

이처럼 식용 및 약용으로 일찍부터 널리 이용되어온 도라지는 우리 겨레의 생활과 아주 친근한 식물이었으며, 도라지에 관한 한국인의 정서는 각지에서 전승되는 「도라지타령」에서 쉽사리 엿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경기도지방의 「도라지타령」이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심심산천에 백도라지/한두뿌리만 캐어도/대광우리에 철철 넘누나/(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어여라 난다 지화자자 좋다/네가 내 간장 스리살살 다 녹인다.”

참고문헌

『한국민요집』 Ⅰ(임동권, 집문당, 1974)
『본초학』(유시명, 동명사, 1964)
『救荒植物と其の食用法』(林泰治, 東都書籍, 1944)
『滿鮮植物字彙』(村田懋磨, 成光館,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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