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 통구령산성은 돈화시 관지진(官地鎭) 노호동촌(老虎洞村) 북쪽에 있는 통구령(通溝嶺)의 산 위에 자리하고 있다. 성 안에서 가장 높은 곳은 해발 602m이며 경사는 아주 완만하다. 성 남쪽은 절벽으로 되어 있는데, 그 아래로는 목단강(木丹江)의 지류인 사하(沙河)가 흐르고 있다. 절벽에는 노호동이라는 동굴이 있기 때문에 노호동산성으로 불리기도 한다. 1958년과 1960년 연변문물보사대(延邊文物普査隊)에 의해 2차례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그 이후에도 길림성박물관, 길림성고고대, 길림성고고연구실 등과 같은 기관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진행하였다.
통구령산성은 3면이 강으로 둘러싸고 있고 한쪽만 산과 연결되어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성벽은 북쪽과 동쪽, 서쪽 3면에 걸쳐 축조되었으며, 남쪽은 경사가 급한 절벽에 접해 있기 때문에 따로 성벽을 쌓지 않았다. 흙을 다져서 성벽을 쌓았으며 비교적 잘 남아 있다.
동벽은 남북방향으로 축조되었으며, 길이는 약 500m이다. 북벽은 산등성이의 형태를 따라 축조하였기 때문에 곡선을 이루며, 길이는 약 600m이다. 서벽은 길이 약 500m이며 대체로 남북방향으로 약간 굴곡져 있다. 남쪽은 절벽으로 동서 양쪽 끝까지의 길이는 400m이다. 이 산성의 전체 둘레는 약 2㎞이며, 성벽의 잔존 높이는 약 2m, 잔존 너비는 약 12m이다. 동·서·북벽에는 각각 1개씩의 성문이 남아 있는데, 동문과 서문은 훼손 정도가 심하다. 동문은 규모가 작은 옹성(甕城)으로 너비는 약 5m, 잔존 높이는 약 1.4m이다. 서문은 너비 약 4m인데 성벽이 무너져 있어 잔존 높이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북문은 산등성이 위에 쌓았으며 완전한 형태로 잘 남아 있다. 성문의 너비는 약 5m, 높이는 약 3.5m이며 옹성으로 축조되었다. 이 산성의 동남쪽과 동북쪽, 서북쪽 세 모서리에는 흙으로 쌓아 만든 각대(角臺)가 남아 있으며, 세 성벽의 직선을 이루는 구간에는 모두 9개의 치(雉)가 남아 있다.
이 산성에서 채집된 유물로는 간돌화살촉·흑요석 돌화살촉·돌도끼·토기조각·쇠화살촉·동전·청동거울 등이 있다.
통구령산성은 돈화시에서 확인된 성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석호고성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 두 성이 자리한 곳은 돈화에서 발해 상경성(上京城)이 있는 영안 지역을 이어주는 교통로의 요충지에 해당한다. 통구령산성은 석호고성의 위성 역할을 하면서 지금의 관지진 일대를 통제하는 군사적 기능을 담당했을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