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에 그린 채색필사본으로 지도의 크기는 세로 112㎝, 가로 72.5㎝이다.
윤두서는 숙종 연간에 활약한 문인화가로, 중국과 일본의 지도도 그렸다고 전하지만 현재는 「동국여지지도(東國輿地之圖)」와 「일본여도(日本輿圖)」만 남아 있다. 「동국여지지도」는 정척(鄭陟)과 양성지(梁誠之)가 1463년(세조 9) 세조에게 바쳤던 「동국지도」 계열의 지도를 토대로 오류를 수정하거나 변화된 지리정보를 추가하여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도의 내용은 산줄기·강줄기·교통로·부(府)·목(牧)·군(郡)·영(營)·감(監)·첨사(僉使)·만호(萬戶)·성(城) 등과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이 그려져 있고 각 부·군·현에서 경도(京都)까지의 일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지도에서 주목할 것은 이전 지도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요소들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도로와 해로를 각각 적색선과 황색선으로 구분하고 도로는 그 크기에 따라 굵기를 달리하여 대·중·소로 표시하였다. 지도에 기록된 섬들은 일반적으로 조선전도에 표기되는 숫자보다 많아 각 섬들을 삼각형으로 기호화하고 적색선으로 연결함으로써 섬들의 소속 군현을 나타내었다. 이처럼 지도에서 섬과 바다가 강조된 것은 해남 윤씨가의 경제적 기반이었던 해남 지역이 연해 및 도서 지역이라는 지리적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된다. 즉 바다와 도서를 사람들의 생활공간으로 인식하고 그러한 현실적 시각이 지도 제작에 반영되었다.
북방 지역에도 새로운 정보가 적용되었다. 조선 전기전도에 거의 빠짐없이 표현되었던 만주 지역 일대가 제외되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중국과의 경계로 표시했다. 1712년에 백두산정계비가 설치된 사실을 파악하고 백두산과 압록강·두만강을 청나라와의 국경으로 인식했던 당시의 지리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산지의 표현은 맥으로 연결하여 태백산맥·소백산맥·낭림산맥·함경산맥이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지도의 윤곽은 여전히 압록강이 일직선으로 그려져 있어 조선전기형 지도와 차이가 없어 보인다. 백두산과 주변 지역에 대한 정확한 지리 정보가 아직 사대부층에까지 확산되지 못했던 것 같다. 서해·동해·남해와 인접한 해수면을 연푸른색으로 선염한 점이나 백두산을 크게 강조하고 천지를 회화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윤두서의 화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1968년 12월 19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동국여지지도」는 조선전기형 조선전도에서 조선후기형 조선전도로서의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과도기적 형태의 지도로서 의의가 크다. 동시에 상세하고 사실적인 지도의 내용은 윤두서의 실학자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