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李象秀)의 문집인 『어당집(峿堂集)』 권 13에 수록되어 있으며, 총 24편의 기문(記文)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상수는 금화현(金化縣)을 지나면서 강원도의 산수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금강산(金剛山)에 대한 기대에 설렌다. 처음 단발령(斷髮嶺)을 시작으로 금강산의 경치를 감상한다.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숭고한 모습에 속세를 떠난 듯한 심정을 느끼게 된다. 여행은 3월 29일부터 금강산의 전경과 영동 지방의 명승지를 두루 다닌 것으로 되어 있다. 이상수는 금강산 유람을 통하여 여러 곳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장안사(長安寺) 동쪽의 명경대(明鏡臺), 그리고 영원동(靈源洞) · 백탑동(百塔洞) · 표훈사(表訓寺), 표훈사의 헐성루(歇惺樓)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 밖에도 표훈사 북서쪽에 있는 수미탑(須彌塔) · 만폭동(萬瀑洞) · 중향성(衆香城) 등과, 유점사(楡岾寺) 서쪽에 있는 은선대(隱仙臺), 신계사(神溪寺) 서쪽에 있는 구룡연(九龍淵) · 외금강(外金剛) · 해금강(海金剛) · 삼일호(三日湖) · 총석정(叢石亭) · 천도(穿島) 등에 대하여 그 경관과 설화 등을 보고 듣는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들을 탄성 속에서 기록하고 있다. 금강산의 아름다운 경치와 고적들을 두루 구경하면서 작자의 느낌 · 감정 · 의론 등을 다양하게 표현하였다.
대개의 금강산 유기(遊記)는 일정에 따라 평면적인 구성을 보인다. 이에 비해 「동행산수기」는 경물 묘사, 사실의 기술, 의론, 상상적 서술 등의 다양한 글쓰기 요소들을 결합하여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의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의론이 많이 서술됨으로써 이 작품은 단순한 유람 기록이 아니라 산수에 대한 심미적 경험을 철학적으로 풀어내는 수상록(隨想錄)의 성격을 띠게 된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유교적 산수관(山水觀)과 설화, 유적, 유물 등을 대하는 학자적 태도가 강하게 표출되어, 산수에 대한 이성적 · 비판적 인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동행산수기」는 사실의 기술이나 경물의 묘사보다 작자의 의론이 많이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작자의 유교적 산수관이나 산수에 대한 이성적 · 비판적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 서술 기법의 측면뿐만 아니라, 당시의 상황과 역사 · 민속 등에 연계하여 이 작품을 살펴보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 또한 국토 순례적인 성격의 기행문이 가지는 자연과 인간과의 대화라는 측면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에는 작자의 국토 사랑과 우리 역사에 대한 애정이 간간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특성은 이 작품을 기행문의 예술성과는 또다른 측면에서 의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