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음법칙은 단어의 첫 머리에 일정한 자음이 올 수 없어 탈락하는 등의 음운 현상이다. 두음규칙이라고도 한다. 먼저 유음 ‘ㄹ’이 어두에 올 수 없다. ‘ㄹ’은 [i]나 [j] 앞에서 ø이 되며, ‘ㅏ·ㅓ·ㅗ·ㅡ·ㅐ·ㅔ·ㅚ’앞에서는 ‘ㄴ’으로 변한다. 두 번째로 비음 ‘ㄴ’은 어두에서 [i]나 [j] 앞에 올 수 없다. 이때의 ‘ㄴ’은 ø이 되며, 이러한 현상은 한자어에서 많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어두에 두 개 이상의 자음이 올 수 없다. 외국어가 외래어로 될 때, 그 자음군이 모음 ‘ㅡ’와 함께 독립된 음절들을 이루어 해소됨은 국어음소 연결에 있어서의 이러한 제약 때문이다.
‘두음규칙’이라고도 한다. 국어의 두음법칙은 다음과 같은 규칙으로 나눌 수 있다.
① 유음(流音) ‘ㄹ’이 단어의 첫머리에 올 수 없다. [i]나 [j] 앞에서 ‘ㄹ’은 ø(영 零)이 되며, ‘ㅏ·ㅓ·ㅗ·ㅜ·ㅡ·ㅐ·ㅔ·ㅚ’ 앞에서 ‘ㄴ’으로 변한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량심(良心)→양심:개량(改良)
리학(理學)→이학:원리(原理)
락원(樂園)→낙원:쾌락(快樂)
로인(老人)→노인:경로(敬老)
루각(樓閣)→누각:고루(高樓)
래일(來日)→내일:거래(去來)
뇌성(雷聲)→뇌성:춘뢰(春雷)
② 비음(鼻音) ‘ㄴ’이 단어의 첫머리에서 [i]나 [j] 앞에 올 수 없다. 이때의 ‘ㄴ’은 ø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한자어에서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냥반(兩班)→양반:한냥(一兩)
녀자(女子)→여자:자녀(子女)
뇨소(尿素)→요소:비뇨(泌尿)
니토(泥土)→이토:운니(雲泥)
그러나 ‘냠냠’과 같은 예외도 있다.
③ 어두에 자음군(子音群)이 올 수 없다. 외국어가 외래어로 될 때, 그 자음군이 모음 ‘ㅡ’와 함께 독립된 음절들을 이루어 해소됨은 국어음소 연결에 있어서의 이러한 제약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Christmas[krismas] 크리스마스
strike[straik] 스트라이크
서양어의 학습과 사용이 많아짐에 따라, 서양어에서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이러한 두음법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예: 라디오 · 뉴스)
그리고, 현대국어에 있어서의 두음법칙은 대략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지만, 이와 같은 현상이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에서는 어떻게 되었으며, 여러 방언에서는 어떻게 되었을까 등이 밝혀져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음운체계가 이미 현대국어의 그것과 다르고, 방언간 음운체계가 또한 서로 같지 않으므로, 한 가지의 두음법칙만이 시대와 방언을 넘어 언제나 일정불변하게 지켜졌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이에 중세국어에서 그와 같은 사실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ᄅᆡ일(來日)(同文類解 上, 3):늬○(朴通事諺解 初刊本 上, 19)
라발(喇叭)(역어유해 상, 20)
라온(樂)(법화경언해 5, 202) 나온(두시언해 초간본 9, 30)
량식(糧)(훈몽자회 중, 20)
러울(獺)(훈민정음 해례본)
렴통(心)(유합 하, 1):념통(훈몽자회, 27)
료화(沾)(사성통해 상, 6):뇨화(蓼花)(물보)
링어(鯉)(훈몽자회, 21)
이들 예의 표기만으로 판단한다면, 중세국어에서는 현대국어와 달리 어두에서 ‘ㄹ’의 출현이 자유로웠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표기가 곧 실제의 발음이었는지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 한자어는 실제 발음과는 달리, 그 기본음을 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온 · 러울 · 렴통’ 등은 그 기본음이 달리 있기 어려운 순수한 국어로 보이고, 또 ‘나온 · 념통’ 등도 보이기는 하나, 현대국어에서와 같은 정도로 ‘ㄹ’의 출현이 어려웠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또한 아래의 예처럼 어두의 ‘ㄴ’은 현대국어의 경우와 다르다. 그것은 [i]나 [j] 앞에서도 자유로이 출현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녀느(他)(석보상절 6, 10)
녀다(行)(법화경언해 3, 155)
녀름(夏)(석보상절 9, 34)
뇨강(尿缸)(물보)
니(齒)(월인석보 2, 41)
니기다(習)(월인 18, 15)
중세국어의 어두자음군의 출현여부는 이미 크게 주목되었던 바, 엇갈린 주장을 보이고 있는 국어사의 한 과제이다. ‘ㅅㄱ · ㅅㅂ · ㅂㄷ · ㅂㅅ · ㅂㅅㄷ’과 같이, 표기상으로 나타난 자음군이 표기 그대로의 자음군이었겠느냐, 또는 표기와는 다른 음성이었겠느냐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문제는 여기서 자세히 논할 수는 없겠으나, 두음법칙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재론의 여지가 아직도 남아 있으며, 자음군의 배열순서도 현대국어의 외래어에서 보는 것과 같은 배열순서는 아니다. 보통 두음법칙이라 하면 ①과 ②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이른바 알타이제어의 공통특질로서의 두음법칙은 ①과 ③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