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비 베개 ( )

무령왕비 베개
무령왕비 베개
공예
유물
문화재
백제 무령왕비의 머리를 받쳐 놓은 장례용 나무 베개.
정의
백제 무령왕비의 머리를 받쳐 놓은 장례용 나무 베개.
개설

1974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백제 무령왕릉은 부부 합장묘로, 목제 두침과 족좌가 두 세트 발견되었다. 왕의 유물은 주1을 하고 얇은 금판으로 장식하였으며, 왕비의 경우는 붉은색으로 칠하고 주2으로 공간을 구획하여 문양을 그려 넣었다.

왕의 머리 받침대가 부식이 심한 상태인 데 비해, 왕비의 두침은 비교적 완전하게 남아 있다. 베개의 양옆 윗면에는 암수 한 쌍으로 만든 목제 봉황머리 장식이 있는데, 발굴 당시에 두침 앞에 떨어져 있던 것을 부착해 놓은 것이다.

내용

두침은 위가 넓은 사다리꼴이며, 나무로 만들었고 중심 부분을 반원형으로 파내어 머리를 받치게 되어 있다. 중국이나 삼국시대의 다른 고분 출토품과 달리 홈이 깊어서, 시신의 머리를 고정하기에 편리한 구조를 갖추었다.

표면에는 붉은색 안료인 진사(辰砂)로 채색하고 얇은 금박으로 육각문을 장식한 후, 그 안에 다양한 색을 활용하여 천인(天人), 연꽃, 봉황, 어룡 등을 그려 넣었다. 특히 주3의 과정이 도해되어 있는데, 화생은 불교에서 말하는 주4의 하나로 주5에서 벗어나 극락의 연꽃 위에 왕생하는 것이다.

왕비 두침에는 사엽화문(四葉花文)에서 변화생(變化生)을 거쳐 천인으로 화생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이와 같은 천인 탄생 도상은 중국 주6 미술에 자주 등장하며, 왕비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불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

왕비의 두침 윗면 양쪽에 있는 봉황 장식도 주목된다. 적외선 촬영으로 갑(甲)과 을(乙)이 쓰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암수를 구별하거나 정해진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봉황은 따로 만들어 부착한 것으로 족좌의 윗면에 꽂는 나뭇가지 장식과 연결된다. 새와 나무는 고대 사회에서 하늘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피장자를 하늘과 이어 주기 위한 상징물로 추측된다.

의의와 평가

무령왕비 베개는 왕의 두침이 온전하게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백제의 장례 문화를 연구하고 공예 장식 문양과 기법을 고찰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또한 두침에 반영된 다양한 사상적 배경은 백제의 내세관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참고문헌

『무령왕릉: 출토 유물분석 보고서 Ⅱ』(국립공주박물관, 2006)
「백제 무령왕릉 두침과 족좌의 용도와 성격」(박서영, 『미술사학 연구』 289, 2016)
「무령왕비 두침에 그려진 어룡문의 실체」(장석오, 『백제문화』 49, 2013)
「통일신라 평탈공예 연구」(신숙, 『미술사학 연구』 242·243, 2004)
「무녕왕릉 출토 두침과 족좌」(진홍섭, 『백제연구』 6, 충남대학교 백제연구소, 1975)
「百濟武寧王妃木枕に描かれた佛敎圖像について」(吉村怜, 『美術史硏究』 14, 1977)
문화재청(www.cha.go.kr)
주석
주1

검은 빛깔의 옻. 우리말샘

주2

금이나 금빛 나는 물건을 두드리거나 압연하여 종이처럼 아주 얇게 눌러서 만든 것. 우리말샘

주3

연꽃이 피는 모습. 극락세계의 연꽃에서 만물이 신비롭게 탄생한다는 불교의 생성관을 담고 있다. 우리말샘

주4

생물이 태어나는 네 가지 형태.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이다. 우리말샘

주5

선악의 응보(應報)에 따라 육도(六道)를 윤회하는 일. 우리말샘

주6

남쪽의 신라와 북쪽의 발해가 양립하던 시대(698∼926). 신라 효소왕 7년(698)부터 신라 경애왕 3년(926)까지 곧 발해 태조(太祖) 천통(天統) 원년부터 발해 애왕(哀王) 20년까지의 228년 동안이다. 우리말샘

관련 미디어 (3)
집필자
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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