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4책. 『명의록』은 정조가 왕세손으로 있을 때 그의 대리청정(代理聽政)을 반대한 홍인한(洪麟漢)·정후겸(鄭厚謙) 등의 역모사건의 시말을 공표하여 충도(忠道)를 밝히고자, 정조가 김치인(金致仁) 등에게 명하여 찬집한 책이다.
운각(芸閣)에서 정유(丁酉) 한글 목활자본으로 간행한 것과 목판본이 있다. ‘명의록’의 ‘명의(明義)’란 의를 바르게 하고 이(理)를 밝힌다는 ‘명리정의(明理正義)’를 줄인 것이다.
권수의 앞에 명의록언해목록이 실려 있고 권수에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와 어제윤음(御製綸音), 권1에 진명의록차자(進明義錄箚子)와 진명의록전문(進明義錄箋文)·하찬집청전교(下纂輯聽傳敎)·도승지홍국영상소(都承旨洪國榮上疏)·명의록범례를 싣고, 이어서 1775년(영조 51) 11월부터 1776년 6월까지의 기록을 실었다. 권2에는 1776년 6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의 기록을 실었고 끝에 김종수(金鍾秀)의 발문이 있다.
이 책은 현재 연세대학교에 목판본 전질, 서울대학교 일반고도서에 목판본인 권수 상·하와 권2, 역시 서울대학교 가람문고에 목판본인 권수 상, 그리고 국립중앙도서관에 정유 한글 목활자본인 권1과 권2가 소장되어 있다.
이 중 서울대학교 고도서본과 가람문고본은 같은 판본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고활자본이 원간본이고 나머지 목판본은 이의 중간본으로 추정된다. 목활자본과 목판본은 그 표기상의 차이가 있다.
표기법은 대체로 영·정조 때의 윤음의 표기법과 유사하다. 어두된소리의 표기는 ㅺ, ㅽ, ㅼ, ㅾ의 ㅅ계열과 ㅳ, ㅄ, ㅶ의 ㅂ계열이 보이나 ㅅ계열이 우세하다. 어말자음 ㅅ과 ㄷ은 ㅅ으로 표기한다(밋어, 낫이면).
그리고 어간말자음군은 어간과 어미가 분리, 표기된다(ᄆᆞᆰ은, ᄇᆞᆰ으샤). 또한 ‘ㄷ’구개음화가 어두음절이나 비어두음절에서 다 실현된다(뭇지, 올치, 죠흐니). 주격조사 ‘―가’가 인대명사(人代名詞) 뒤에서도 실현된다(내가).
그리고 어간말자음군 중 ‘ㅺ’은 ‘ㄲ’으로 표기되지 않는다(것그며). ‘·’의 비음운화(非音韻化)로 ‘ᄋᆡ’가 ‘’애’로 표기되었다(잇ᄯᅢ).
이 책은 1971년 경북대학교의 『어문논총』 6호에 권수 상(卷首上)의 일부, 1981년 홍문각에서 국립중앙도서관소장본인 권1·권2, 그리고 1982년 홍문각에서 서울대학교 고도서본인 권수 상·하를 영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