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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리에서 모를 쪄내어 논에 심는 농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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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못자리에서 모를 쪄내어 논에 심는 농사일.
내용

모를 심기 위하여는 물이 있는 못자리에 볍씨를 뿌리고 이 볍씨가 일정기간 생육되어 모가 되면 논에 옮겨 심게 된다. 이 방법을 이앙법이라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 이앙법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수리조건이 좋아진 한말부터이다.

≪농사직설≫에 의하면 우리 나라에서 이앙법은 15세기 이전에도 있었으나 그 보급은 미미하였다. 이앙법에 따른 모내기는 써레질이 끝난 논에 못줄이나 못자를 써서 모를 심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앙기 같은 기계로 모를 내는 일이 늘어가고 있다.

모내기는 볍씨를 못자리에 뿌리는 일로부터 시작되는데 대체로 물길이 좋은 땅, 즉 ‘못자리 배미’와 같은 곳에 해마다 뿌리게 마련이다. 볍씨는 하늘이 맑고 바람이 없는 날 뿌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경상북도 영천에서는 아침 일찍 볍씨를 뿌리고 급히 집으로 돌아온다. 그것은 둑에 오래 있으면 모 뿌리가 깊어져서 모를 찔 때 힘이 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경상북도 문경에서는 씨뿌리는 날을 따로 받으며, 동쪽 논은 1·2일, 남쪽 논은 3·4일, 서쪽 논은 5·6일, 북쪽 논은 7·8일을 피한다. 그러나 9·10일은 ‘대장군’이나 ‘손’이 없는 날이어서 어느 곳에 있는 논이라도 모를 낼 수 있다.

경기도 김포 일대에서는 이날 벼가 잘 서고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못자리에 술과 북어를 차려놓고 빌며 “고시레” 하면서 술도 뿌린다. 한편 뿌리고 남은 씨는 잘 말려서 입으로 까먹거나 절구에 찧어서 밥이나 떡을 해 먹는다.

자라난 모는 아녀자들이 중심이 되어 손으로 뜬다. 뿌리의 흙을 물에 흔들어 떨어지게 한 다음 나르기 쉽도록 묶어놓은 것을 모춤이라고 하며, 약 세 줌을 한춤이라고 한다. 한 지게에는 50춤쯤 싣는다.

모를 찔 때에는 <모찌는 소리>를 부르기도 한다. 이 노래는 리듬이 명쾌하고 비교적 빠르며 한 사람이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남녀 여러 사람이 한데 일할 때에는 목청 좋은 이가 선소리를 메기고 나머지 사람이 뒤를 받아 이어 나간다.

다음은 호남지방에서 불리는 <모찌는 소리>의 일부이다. “에헤야 어기어라/머난디가 살아지라/앞의 산은 가까워지고/뒤의 산은 멀어진다/에헤야 어기어라/머난디가 살아지라/먼데 사람 듣기 좋고/가까운 데 사람 보기 좋고/에헤야 어기어라/머난디가 사라지라/다 되었소 다 되었소/이 모판이 다 되었소/에헤야 어기어라·머난디가 사라지라.”

모를 심는 방법에는 막모·자모·줄모·호미모·말뚝모의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 막모는 허튼모라고도 하는데 일정한 규격이 없이 아무렇게나 심는 방법이다. 심기는 편하나 보리 따위의 다른 작물을 파종할 때 골을 타기 어렵고 또 한쪽으로 배게 심어질 우려가 많다.

이러한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 자모이다. 자[尺]로 재어 심는 것이 자모인데, 이때 자의 길이는 120㎝쯤 되고 한 모의 너비(약 8치) 만큼씩 붉은 헝겊을 달아 표시하였으며, 각자가 앞에 놓고 이에 따라 심어나간다.

줄모는 장줄이라고 하여 긴 줄을 논의 생김새에 따라 길이로 박아놓고 이에 맞추어 줄을 옮겨가면서 심어나가는 방법으로, 여러 사람이 일정한 규격에 따라 같은 속도로 심어나가므로 매우 능률적이다.

호미모는 날이 가물어 호미 끝으로 땅을 파서 심는 방법이며, 말뚝모는 땅이 굳어서 호미 끝이 들어가지 않을 때 말뚝을 박아 구멍을 낸 다음, 모를 끼워 넣는 비상법이다.

농가에서 품앗이를 가장 많이 하는 작업은 모내기로서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끼리 어울리며 논이 인접한 경우에도 품앗이를 한다. 그러나 예전에는 땅이 많은 사람이 ‘고지’를 주어 모를 심기도 하였다.

고지꾼은 보수로 1마지기당 나락 1말을 받았으며 5고지라 하여 심는 것이다. 호남지방에서는 모를 심을 때 수십 명이 농악을 치는데, 이 때 치는 북을 ‘모북’ 또는 ‘못방구 친다.’고 한다. 북 치는 사람은 머리에 긴 수건을 칭칭 감아 큰 삿갓을 쓰고 양손에 북채를 쥐고 양북을 친다.

이때 몸을 좌우로 움직이면 삿갓이 물에 잠기며 이 물을 좌우로 뿌리면서 흥겹게 친다. 모를 심을 때에는 <모심기 노래>를 부른다. 너른 평야에 메아리 치는 이 노래는 가락이 구성져서 노동의 피로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의 심금까지 울려준다. 한 사람이 선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이 받으며 남녀가 서로 교창(交唱)하기도 한다.

다음은 호남지방에서 불리는 <모심기 노래>의 일부이다. “어라디야 저라디야 상사로세/이 농사를 어서 지어/나라 봉양을 허고 보세/어라디야 저라디야 상사로세/이 배미 저 배미 다 심었으니/장구 배미로 넘어가세/어라디야 저라디야 상사로세.”

모를 심는 일은 매우 힘들 뿐 아니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하므로 아침·아침곁두리·점심·점심곁두리·저녁까지 다섯 끼니를 먹는다.

논 임자는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며 음식은 마을사람 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나그네까지 불러서 함께 들도록 한다. 밥을 풀 때 여주인은 한 숟가락을 논에 떠 넣으며 “한 마지기에 한 섬씩 나도록 도와 줍소서.”하고 축원한다.

황해도와 경기도 일부의 농촌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저녁에 마을 청년들이 모여 모심기 놀이를 벌였다. 윷놀이가 끝난 다음 산신(山神) 역을 맡은 한 젊은이가 암소를 거꾸로 타고 산쪽에서 내려오면 청년들은 이를 맞아 노래를 하고 춤을 춘다.

이 때 사람들은 실제 모낼 때처럼 옷을 입으며 종이나 짚으로 만든 모를 손에 쥐고 농악에 맞추어 노래하면서 모심기 흉내를 낸다.

이 놀이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장만한 음식을 들며 하루를 즐긴다. 이러한 놀이는 모내기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앙법

참고문헌

『한국민요집』 Ⅰ(임동권, 동국문화사, 1961)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1∼12(문화재관리국, 1969∼1981)
『한국민속대관』 5-민속예술·산업기술편-(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2)
『한국농경세시의 연구』(김택규, 영남대학교 출판부,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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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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