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당집(無用堂集)』의 저자 무용 수연(無用秀演, 16511719)은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용안면 출신으로 19세에 순천 송광사(松廣寺)의 혜관(惠寬)에게 출가했다. 20대에 순천 선암사(仙巖寺)의 침굉 현변(枕肱懸辯, 16161684)에게 배우게 되었을 때, ' 원돈(圓頓)의 법이 모두 네게 있다'라며 현변의 인정을 받았다. 또한 부휴계(浮休系)의 적전인 송광사의 백암 성총(栢庵性聰, 1631~1700) 밑에서 경전을 두루 익히고 그의 법을 전수받았다. 낙안 징광사(澄光寺)에서 강의하고 칠불암(七佛庵)에서도 교화를 펼쳤으며 선 · 교 · 염불 삼문(三門)으로 제자들을 가르쳤다.
무용 수연은 성총이 『화엄연의초(華嚴演義抄)』 등 중국 가흥대장경의 불서를 복각할 때 그 책들을 전해 받아 불법의 정수를 얻었다고 한다.
『무용당집』은 1724년(경종 4) 순천 조계산 송광사에서 간행되었다. 2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목판본이다. 『무용당유고(無用堂遺稿)』라고도 한다.
이 책의 구성은 찬국옹(餐菊翁)의 서문, 권상, 권하, 행장(行狀) 순으로 되어 있다. 권상에는 장단시(長短詩) 4편, 오언절구 4편, 칠언절구 21편, 오언율시 13편, 칠언율시 36편이 수록되어 있다. 『무용당집』에는 스승 백암 성총, 불교와 가까웠던 명유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 등 승려뿐 아니라 세속의 명사들과 주고받은 시가 적지 않다. 또한 자연 및 사찰을 읊은 시가 많은데, 가지산 보림사(寶林寺)를 대상으로 지은 칠언율시는 절의 역사와 경관을 잘 드러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권하에는 서간문, 서문, 모연문(募緣文), 기문, 소문(疎文), 제문 등 44편의 글이 실려 있다. 먼저 최정언(崔正言), 임교리(林校理), 호남의 방백(方伯) 최상국(崔相國) 등과 주고받은 편지글에서 승속을 넘나드는 무용 수연의 교유(交遊)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이어 불서를 판각할 때 쓴 서문, 중창불사(重創佛事)를 위한 모연문과 상량문, 불교 의례 때 사용하는 소문과 기문 등도 있다. 「심경소기회편서(心經疏記會編序)」는 『반야심경』과 주석서를 다시 내면서 그 가치를 선양한 글이고, 「중간선문염송설화서(重刊禪門拈頌說話序)」는 『선문염송』을 간행하게 된 이유와 과정, 『선문염송』의 유래 및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 글이다. 부휴계의 조사 부휴 선수(浮休善修, 1543~1615), 스승 백암 성총을 위한 제문도 보인다.
책의 말미에는 제자 영해 약탄(影海若坦, 1668~1754)이 본서를 간행하면서 쓴 수연의 행장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