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4년(영조 50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58㎝, 가로 132㎝. 중앙의 수미대좌(須彌臺座) 위에 지장보살이 결가부좌(結跏趺坐)하고, 그 주위를 지장의 협시인 도명존자(道明尊者)·무독귀왕(無毒鬼王)·명부시왕(冥府十王)·천부중(天部衆)·사자(使者) 등이 에워싸고 있는 타원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즉, 인물들이 지장보살의 신광(身光) 주위를 따라 둥글게 배열된다. 그리고 그 가장자리에 다시 인물들이 배열되어 양옆이 부푼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왼손에는 석장(錫杖 : 중이 짚는 지팡이), 오른손에는 투명한 보주(寶珠)를 들고 청련화(靑蓮華) 위에 앉아 있는 지장보살은 어깨가 딱 벌어져 신체는 대장부같이 건장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허리가 약간 길어 어딘지 어색한 느낌이 든다.
머리에는 점무늬가 박힌 투명한 흑두건(黑頭巾)을 쓰고 있어 귀 뒤로 장식이 늘어져 있다. 이 두건은 어깨까지 내려와 넓게 어깨를 덮고 있다. 얼굴은 매우 섬세한 필선을 구사하였지만 약간 도식화되었다. 본존 좌우로는 도명존자(합장)와 무독귀왕(笏을 들었음) 및 시왕 등이 시립하고 있다.
이중 시왕은 붉은색 또는 녹색의 옷을 입고 면류관에 홀(笏)을 든 일반적인 모습이다. 왼쪽의 황색옷을 입고 면류관을 쓴 왕은 제5 염라대왕(閻羅大王)을 표현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왕 외에 좌우 각 한 왕씩 면류관을 쓴 것이 눈에 띈다. 이것은 아마도 불화의 도상이 경전에 의한 교리적 해석에서 화가의 독창성에 의한 표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붉은색과 녹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이 불화는 전반적으로 흰색이 섞인 탁하고 두꺼운 설채법을 구사하고 있다. 색상이라든가 도상적 표현, 전체적 분위기 등에서 1791년(정조 15년) 작 경기도 화성 만의사(萬義寺)에 봉안된 지장보살도와 흡사한 면을 많이 보이고 있다. 필선은 그리 세련된 편은 아니나 얼굴 부분은 상당히 섬세하게 그려져 마치 초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불화는 건륭 39년(1774년) 신홍(信弘)을 비롯한 10여 명의 시주에 의하여 조성되어 문수사 청련암(淸蓮庵)에 봉안되었다. 수해(守海)·정관(淨寬)·영인(永印)·정순(定淳)·승택(勝擇)·선홍(善弘)·승익(承益) 등이 화사(畫師)로서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