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추풍령(秋風嶺). 전라남도 광주(光州) 출생. 광주고등학교를 거쳐 1959년 전남대학교 문리과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였다. 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휴전선」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風景(풍경). 아름다운 風土(풍토)는 이미 高句麗(고구려) 같은 정신도 新羅(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여기에 있었던가.”와 같이 그의 시는 분단 조국의 현실을 날카로이 응시하고 고발하는 시 「휴전선」으로부터 시작된다.
4·19혁명 후에는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라는 시처럼 타락한 현실에 대한 허무감과 비판의식을 드러내는 데 관심을 두었다. 이러한 현실인식은 시 「나비와 철조망」·「젊은 화산(火山)」 등을 통해서 분단의 현실을 노래하기도 하며, 「서울 하야식(下野式)」에서는 독재정권에 대한 분노와 저항을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시 「백두산」에서는 “무궁화도/진달래도/백의(白衣)에 물들게 하라/서럽고 서러운/분단의 역사/우리 모두를/백두산에 올라가게 하라”와 같이 분단 극복의지로서 통일의 염원을 노래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그는 분단 비극의 시인 또는 통일지향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시로서 저항하다가 불행하게 사라져간 비극의 시인, 불운의 시인으로서 그는 시사에 기록될 수 있다. 전라남도문화상·현대문학 신인상(1962)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는 『휴전선』(정음사, 1957)·『4월(四月)의 화요일(火曜日)』(성문각, 1962)·『황지(荒地)의 풀잎』(창작과 비평사, 1976)·『서울하야식』(전예원, 1985), 그리고 『딸의 손을 잡고』(思社硏, 1987)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 『시인(詩人)의 사랑』(1988)이 있고, 죽은 뒤에 『박봉우집중연구』(시와 시학, 1993. 겨울호.)로 문학과 생애가 집중 조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