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4마루. 노래는 도드리 장단으로 잡가가 으레 그렇듯 규칙적인 율조보다는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 방물을 열거하는 따위의 수법은 사설시조의 기법을 연상케 한다.
이별을 거부하는 여인에게 여러가지 방물을 주어 타이르는 노래이다. 떠나려는 한양낭군에게 데려가지 않으면 죽겠다고 발악하는 여인네와, 이를 여러가지 방물을 사주겠다고 달래고 만류하는 사내가 나온다.
여기서 사내가 사주겠다고 하는 방물은 연지분·면경·석경·옥지환·금봉차·판머리·화관주·칠보족도리 등의 장신구를 비롯하여, 집치레·의복·노리개 등 온갖 잡화가 다 등장한다.
당시 화류계에서 즐겨 사용하던 방물의 모습을 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노래에는 물건보다 사랑이 더 소중하다는 하소연과 동시에 이러한 하소연을 기대하는 남성의 심리도 얼마간 곁들어져 있어 흥미를 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조선 후기의 상업주의의 만연과 함께 물질적인 애정관을 시사적으로 드러내 보인다고 볼 수도 있다. 「방물가」에는 「구방물가」와 「가진방물가」 등이 있었다고 한다.
1910년을 전후해 간행된 잡가집에 실린 「가진방물가」나 「방물가」는 서로 비슷하고, 「구방물가」는 보이지 않는다. 수록된 가집에 따라 그 표현도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조선 후기의 가사와 사설시조·민요 등의 장르간의 교섭을 이러한 잡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