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뱅이굿

배뱅이굿 / 서도창
배뱅이굿 / 서도창
국악
작품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발생하여 20세기 전반 유행한 서도 판소리.
작품/전통음악
전승자
김경배(1959~ )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배뱅이굿」은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발생하여 20세기 전반 유행한 서도 판소리다. 결혼을 앞둔 처녀 배뱅이의 죽음과 그의 영혼을 천도하는 굿을 재미있게 엮었다. 소리와 아니리, 몸짓을 이용한 일인창(一人唱) 형태로 남도 판소리와 공연 형태가 같다. 음악은 기존의 가요를 차용하는 방식이 많아 서도 지방의 수심가조가 중심을 이룬다. 남도 판소리와 같은 음악적 세련미가 없고 해학적인 성격이 강하여 재담소리로 보기도 한다. 20세기 전후 계몽적 분위기와 남도 판소리의 영향 아래 서도 명창 김관준이 개작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정의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발생하여 20세기 전반 유행한 서도 판소리.
전승 과정

「배뱅이굿」의 연원은 무당굿놀이[巫劇]에 있다. 배뱅이가 걸립을 하러 온 상좌중과 사랑에 빠지는 대목은 제석굿의 당금애기 무가를 연상시키며, 죽은 배뱅이의 넋을 부르며 벌이는 기밀굿은 실제 굿을 흉내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가짜 무당 이야기는 유몽인(柳夢寅)이 지은 『어우야담(於于野譚)』 속의 「동윤설화(洞允說話)」와 흡사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연원이 오래되었다. 몇몇 이본에 등장하는 무당사또 이야기 역시 굿놀이의 일종이다.

오늘날 전승되는 「배뱅이굿」은 1850년경 출생하여 크게 활약한 평안남도 용강 출신의 서도 명창 김관준(金寬俊)이 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관준의 제자로 김종조(金宗朝), 최순경(崔順慶), 이인수(李仁洙), 김칠성(金七星), 김주호(金周鎬) 등이 「배뱅이굿」으로 이름을 떨쳤고 김종조 문하에서 장수길(張壽吉), 김용훈(金龍勳), 김경복(金慶福) 등이 나왔다.

이 가운데 이인수의 제자가 1984년에 처음 「배뱅이굿」의 예능보유자로 인정된 이은관(李殷官: 19172014)이다. 이은관은 박준영(1957 ), 김경배(1959~ ) 등의 제자를 길렀으며 현재 김경배가 예능보유자로 활동하고 있다. 황해도제 「배뱅이굿」에는 문창규(文昌圭), 김계춘 등의 이름이 전한다. 김계춘은 1940년 전후 서울에서 활동했으나 그 사승 관계는 알려져 있지 않다. 문창규의 제자인 양소운(楊蘇云: 19242008)이 월남하여 제자를 양성하면서 현재 박일흥(1957 )이 황해도제 「배뱅이굿」을 계승하고 있다.

내용

배뱅이의 원혼을 달래는 오구굿을 벌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배뱅이굿」은 서도 지역의 음악으로 짜인 판소리의 일종이다. 판소리는 개인의 음악성이나 사승(師承) 관계, 음악이 연행되는 현장의 조건에 의해 조금씩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남북의 분단으로 「배뱅이굿」의 온전한 면모에 대하여 규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통상 평안도제와 황해도제로 나누어 이해하고 있다. 황해도제에 굿의 면모가 좀 더 드러나 있다.

평안도제

서울 살던 이정승, 김정승, 최정승이 낙향하여 자식을 보려고 명산대찰에 불공을 드려 각각 세월네, 네월네, 배뱅이를 낳게 된다. 배뱅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얘기는 창본마다 다르다. 태몽에 다리 한 쌍을 받아 치마에 배배 틀었다고도 하고, 비둘기의 목을 배배 틀어 붙인 이름이라고도 하며 백(百)의 백곱이라 하여 백백(百百)에서 배뱅이가 되었다고도 한다.

세월네와 네월네는 먼저 시집을 가고 배뱅이는 뒤늦게 혼인을 앞두고 있다 시주하러 온 상좌중을 만나 몰래 사랑하게 된다. 상좌중이 떠나자 배뱅이는 상사병으로 죽는데, 갑작스런 딸의 죽음에 배뱅이 부모는 팔도의 유명한 무당을 불러 기밀굿[오구굿]을 벌인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평양의 어느 건달이 얻어들은 배뱅이의 내력을 가지고 마치 배뱅이의 넋이 찾아온 것처럼 배뱅이의 친구와 부모, 구경꾼을 속여 많은 재물을 얻어 떠난다.

황해도제

평안도제와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무당사또의 화소(話素)가 삽입되어 있다. 1947년 황해도 봉산에서 채록된 「배뱅이굿」은 어느 무당이 과거에 급제하여 사또가 되었으나 본색이 탄로나 황해도에 정착하여 김정승, 이판서와 결의형제하여 배뱅이를 낳게 된다는 이야기다. 즉, 배뱅이의 아버지가 무당으로 등장한다.

오늘날 전승되는 양소운제(楊蘇云制)는 이와는 다른데 후반부에 등장하는 박수무당이 바로 신기(神氣)를 감추지 못해 쫓겨난 진짜 무당이다. 그는 양반 출신으로 신이 내려 시골 군수로 보내지지만 결국 쫓겨나 배뱅이의 굿판에까지 흘러든다. 황해도제는 이같이 평안도제에 나오는 건달 이야기 대신에 무당사또가 등장하는 점이 주1

구성 및 형식

배뱅이가 나서 성장하고 죽는 데까지를 보통 전반부라 하고, 자식을 잃은 노부부가 딸의 넋을 위로하는 굿을 벌이는 대목부터를 후반부로 나눈다. 전반부에는 내용 전개에 따라 다양한 삽입가요가 선보인다. 후반부의 「배뱅이굿」은 제목 그대로 배뱅이를 위한 굿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실제 굿을 흉내 내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팔도 무당굿에서는 다양한 굿노래가 등장하며, 기밀굿 장면에서는 죽은 넋을 불러 말하는 일명 넋두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내용의 전개에 따라 구성되는 음악을 평안도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소리풀이

「배뱅이굿」을 시작하기 전에 부르는 노래가 「산염불」이다. 「산염불」은 서도 지역의 염불 무가가 통속화되어 생긴 소리로 황해도 민요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도 판소리의 단가와 같이 목을 풀고 소리판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배뱅이의 출생과 성장

삼정승과 삼부인이 아이를 얻기 위해 심산유곡을 찾아 정성을 드리는 대목이다. 목욕재계하고 산천기도를 드리는 내용을 「나무타령」, 「명산발원」 등의 노래를 활용해 부른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대목에는 「둥둥타령」이 있다.

배뱅이와 상좌중의 사랑

혼인 예단을 받아 놓은 가운데 배뱅이는 탁발 나온 상좌중과 사랑에 빠진다. 상좌중은 싸릿가지로 엮은 독에 넣어져 배뱅이의 방에 들여지고 두 사람은 한동안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눈다. 이 대목에 불리는 노래가 「중타령」, 「평염불」, 「나무하는 대목」, 「배뱅이집 찾아가는 대목」, 「상좌중과 수작」, 「사랑가」 등이다.

배뱅이의 죽음

상좌중이 떠난 후 상사병을 얻게 된 배뱅이는 허망한 죽음을 맞이한다. 배뱅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 판수[남자 무당]를 불러 경도 읽게 하지만 결국 세상을 떠난다. 이 대목에는 주2, 「상여소리」 등이 불린다.

팔도무당굿

배뱅이의 부모는 전국의 유명한 무당을 불러 굿을 벌여 보지만 배뱅이의 넋을 만나볼 수가 없다. 이 대목은 소리꾼의 역량에 따라 여러 지역 무당을 선택적으로 표현하며 희화화 하는 경우도 많다. 평양 무당, 서울 무당, 함경도 무당, 황해도 무당, 강원도 무당 등이 나와 각 지역의 무가를 선보인다. 경력이 모자라는 무당, 술 취한 무당, 엉터리 무당 등을 내세워 익살스런 노래로 좌중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가짜 무당의 등장

팔도의 내로라 하는 무당들이 나서도 배뱅이의 혼이 불리지 않는 가운데, 가산을 탕진한 어느 평양 건달이 우연히 배뱅이집 근처 주막에 들렀다가 노파로부터 배뱅이의 어린 시절과 굿을 벌이게 된 사정을 듣게 된다. 주로 두 사람의 대화로 진행되는 이 대목은 재담의 요소가 강한 1인극과 같이 진행된다. 황해도제의 경우 건달 대신에 무당사또 이야기가 전개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짜 무당굿

「배뱅이굿」의 핵심에 해당하는 대목이다. 박수무당은 실제 배뱅이가 온 듯 배뱅이 살아 있을 적의 흉내를 내며 굿판에 모인 사람들을 차례로 속여간다. 이 대목의 선율은 노래와 말이 반반씩 섞인 이른바 공수조로 이루어져 있다. “왔구나 왔소 불쌍히 죽어 황천 갔던 배뱅이 혼이 평양 사는 박수무당의 몸을 빌고 입을 빌어 오늘에야 왔소”라며 배뱅이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속이고, 친구인 세월네와 네월네를 믿게 한 후 배뱅이 아버지의 갓을 찾거나 기타 물건을 찾는 시험을 통과하며 재물을 얻어 낸다.

떠나는 대목

처음 시작할 때와 같은 「산염불」에 얹어 사설만 바꾸어 노래한다. 주막집 노파 덕에 여러 사람을 속이고 재물을 챙겨 떠나간다는 조롱과 풍자의 노래다.

「배뱅이굿」은 소리와 아니리[대사], 발림으로 연행되는 점에서 남도 판소리와 같다. 다만 소리대목을 보면 사설과 장단, 악조의 긴밀한 결합은 찾아보기 어렵다. 기존의 민요, 잡가, 무가 등을 차용하여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서도 지역 수심가조(愁心歌調)가 주조를 이룬다.

의의 및 평가

「배뱅이굿」은 서도의 굿과 음악이 바탕이 되어 형성된 서도식 판소리로 20세기 전반 인기를 크게 모았다. 남도 판소리와 같은 음악적 세련미가 없고 해학적인 성격이 강하여 재담소리로 보기도 한다. 남도 판소리에 비해 지역색이 강한 소리였으나 현재 남한에서 연행되는 「배뱅이굿」은 평안도 방언이 아닌 서울의 표준말로 구사되고 서도의 음악 특징 또한 다소 희석되어 있다. 분단 이후 본고장인 북한에서는 전승이 단절된 채 월남한 서도의 음악인들에 의해 남한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참고문헌

원전

『어우야담(於于野譚)』

단행본

김인숙, 『서도소리』(국립무형유산원, 2018)
성경린, 이보형, 『정선아리랑및배뱅이굿조사보고서』(문화재관리국, 1980)
이창배, 『한국가창대계』(홍인문화사, 1976)

논문

김인숙, 「배뱅이굿 음악 연구」(서울대학교 박사 학위 논문, 2007)
강용권, 「배뱅이굿」(『왕검성』 창간호, 평안남도 중앙도민회, 1992)
김상훈, 「배뱅이굿 연구」(인하대학교 석사 학위 논문, 1987)

기타 자료

이보형, 한만영, 「민요·잡가·입창(立唱)」(『문예총감』, 한국문화예술진흥원, 1976)
김태준, 「극본 배뱅이굿」(『한글』 2, 한글학회, 1934)
주석
주1

참고로 1934년 나온 김태준의 「배뱅이굿 극본」은 평북 지방 소리임에도 무당사또가 등장한다. 결국 무당사또 이야기는 현재 황해도제에서 계승하고 있는 셈이다.

주2

집안에 탈이 없도록 무당이나 맹인(盲人)을 불러 집을 지켜 주는 신들을 위로할 때 읽는 경문.

관련 미디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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