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호는 설원(雪園). 출생지 및 학력과 경력 관계는 미상이다. 우리 근대문학 초기의 평단에서 해외 문학을 소개한 평론과 몇 편의 시작품과 잡문만이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그의 「문학에 대한 신연구」(신문계, 1916.3.)는 문학평론으로 문학의 목적을 쾌락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으로 나누어 그 정의적(情意的)인 면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포함한 「20세기 초두 구주 제대문학가를 추억함」(신문계, 1916.5.)과 「최근의 태서문단」(태서문예신보, 1918.10.∼11.)은 유럽 문학을 우리 나라에 소개한 것으로 초창기 해외 문학의 이입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자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엽까지 활약한 서구 문학, 곧 영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벨기에·노르웨이·스페인·러시아 등의 작가를 광범위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 몇몇을 들어보면, 조오지메레디드(Meredith, G.)·에밀 졸라(Zola, E.)·호세 에체가라이(Echegaray, J.)·죠스에 칼두치(Carducci, G.)·파울 하이제(Heyse, P.J.L.)·레오 톨스토이(Tolstoi, L.N.)·안톤 체홉(Chekhov, A.P.)·헨릭 입센(Ibsen, H.)·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Stridberg, J.A.) 등으로 이외에도 많다.
그러나 이들은 극히 단편적인 소개로 작가명만을 들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와 자유시를 동일 개념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나라에서 ‘자유시’란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셈이 된다.
여기에 소개된 상징주의 시인으로 앙리 드 레니에(Regnier, H.)·쟝 모레아스(Moreas, J.)·프랑시스 뷔엘레-그리핀·스튜어트 메릴·프랑시스 쟘(Jammes, F.)·뽈 포르(Fort, P.)·알베르 사맹(Samain, A.)·샤를르 보들레르(Baudelaire, C.P.)·앙드레 셰니에(Chenier, A.) 등의 시집과 함께, 이들 각기의 문학적 특징을 간략히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후자에서는 영국의 문단과 프랑스의 시단 등으로 나누어 2회에 걸쳐서 연재하고 있다. 영국 시인과 작가로는 존 메이스필드(Masefield, J.)·테니슨(Tennyson, A.)·예이츠(Yeats, W. B.)·키플링(Kipling, R.), 조오지 무어(Moore, G.)·아놀드 베네트(Bennett, E. A.)·웰즈(Wells, H. G.)·골즈워디(Galsworthy, J.) 등과 프랑스 시인으로는 주로 말라르메(Mallarme, S.)·베를레느(Verlaine, P.)·랭보(Rinbaud, J. N .A.) 등과 같은 상징주의 시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비록 이들의 소개 내용이 단순히 작가명이나 작품명에 머물고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우리 나라에 최초로 소개되는 이입 초기의 현상으로 비교문학적 관점에서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외에도 건전한 사상과 비평안(批評眼)에 철저한 인생을 위한 예술을 강조한 「신년벽두에 인생주의파 문학자의 배출을 기대함」(신문계, 1916.1.)을 비롯하여 「현대조선에 자연주의문학을 제창함」·「최남선군을 논하고 동시에 조선의 저술계를 일별함」·「생의 진실」 등의 평론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확인된 시작품에는 『태서문예신보』에 발표된 「뉘우침」·「어진 아내」 등이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백대진의 문단 활동은 초창기의 활동으로 국한되고, 그것도 몇 편의 평론에 불과하지만, 그가 우리 근대문학사에서 문제되는 것은 김안서(金岸曙 : 김억)와 함께 초창기에 해외 문학을 우리 나라에 소개한 선구적인 역할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