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는 지름 3035㎝, 두께 34㎝쯤 되는 쳇바퀴로 양쪽에 헝겊을 여러 겹 덧바르고, 가운데에는 가죽을 둥글게 오려붙인 것이다. 버나놀이에서는 주로 버나를 돌리므로 놀이 자체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연희시간은 30분 내외인데, 버나뿐 아니라 대접이나 대야 등을 막대기나 담뱃대 · 칼 · 얼레 등에 얹어 돌린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막대기와 담뱃대를 이어 붙이고 그 위에 물건을 얹어 돌리는 묘기를 보이기도 한다. 놀이는 먼저 덩더궁이 장단을 2∼3분 친 뒤에 버나잡이와 상대역 소리꾼인 매호씨(어릿광대)가 「매화타령」을 부르고, 이어서 버나 · 대야 · 대접 등을 돌리는 순서로 진행된다.
버나를 돌릴 때에는 그 동작에 따라 열 다섯 가지의 사위가 있는데, 각 사위가 바뀔 때마다 버나잡이와 매호씨는 재담을 주고받아 흥취를 돋운다. 열 다섯 가지 사위 이름은 다음과 같다. ① 던질 사위, ② 때릴 사위, ③ 다리사위, ④ 무지개사위, ⑤ 자새 버나, ⑥ 칼 버나, ⑦ 바늘 버나, ⑧ 도깨비 대동강 건너가기, ⑨ 정봉산성, ⑩ 단발령 넘는 사위, ⑪ 삼동,
⑫ 놋대야 돌리기, ⑬ 낙화사위, ⑭ 꼬바리 사위, ⑮ 물주리 사위 등이다. 한편, 반주음악으로 덩더궁이와 자진가락이 연주되며, 소리로는 「산염불」이나 「매화타령」을 부른다. 반주에 사용되는 악기는 꽹과리 · 징 · 북 · 장구 · 날라리 등이며, 놀이기구는 버나 외에 굽이 달린 놋대야 · 백자대접 · 얼레 · 담뱃대 · 앵두나무막대기 · 창칼 등이 있다.
버나 돌리기는 중국인들이 하는 접시돌리기와 비슷하지만, 단순히 묘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버나잡이와 매호씨가 서로 주고받는 재담과 창에 극적 성격이 담겨 있는 점에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