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필사본. 1906년에 필사된 단편소설집 『오옥기담(五玉奇談)』에 실린 작품 중의 하나이다. 귀녀(鬼女)와 도사(道士)의 싸움을 바탕으로 하여 변씨의 열행(烈行)을 그린 소설이다.
청나라 대원땅의 왕생(王生)이 먼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 여인을 만나 신분을 물으니, 부모가 자기를 침모(針母)로 팔아 도망쳐 오는 길이라고 하였다.
왕생이 불쌍히 여겨 집으로 데려왔더니, 그녀는 갑자기 악귀(惡鬼)로 변해 있었다. 왕생이 도사를 찾아가 구원을 요청하자 파리채 하나를 주며 침방 문밖에 걸어 두라 하고, 위급하면 다시 청제묘를 찾으라고 한다. 이윽고 여인이 파리채를 보더니, 그것을 부수고 왕생의 배를 갈라 간을 내어 죽인다.
왕생의 아내 변씨(卞氏)가 왕생의 아우 이랑(李郎)을 청제묘에 보내 도사를 데려왔는데, 여귀는 노파로 둔갑해 있었다. 도사가 목검으로 치니 노파는 악귀가 되어 죽고 다시 연기가 되었다.
변씨가 도사에게 왕생을 살려 달라 하자, 저자에 사는 나환자를 찾아가라고 한다. 나환자는 가래침을 뱉아 그것을 핥아 먹으라 하므로, 변씨는 굴욕을 참고 그 말에 따랐더니 문득 왕생의 목 안에서 새알 같은 것이 튀어 나오면서 온기가 돌며 회생한다.
이 작품은 도선사상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왕생이 여귀에게 곤혹을 당하자 도사의 파리채가 요술을 부린다. 왕생이 악귀에게 죽자 악귀는 다시 도사에게 보복을 당한다.
왕생을 살려내기 위한 변씨의 열행은 극진하며, 악귀가 연기로 변하고 조화의 파리채로 악귀를 쫓는 것은 『수신기(搜神記)』나 『유양잡조(酉陽雜俎)』속의 많은 설화들과 유사하다. 또한 변씨가 왕생을 살려낸 설화는 「숙영낭자전」의 회생법과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