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고종 35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97.2cm, 가로 266.5cm, 경기도 파주시 보광사 소장. 19세기 중엽 남양주 흥국사 감로도(1868)에서 시작된 경기 지역 감로도의 전형적인 도상을 기본으로 하여 다소 변형된 도상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상단의 중앙에는 7여래가 모두 합장을 하고 정면을 향하여 정지된 듯 서 있다. 왼쪽에는 아미타여래삼존과 왕후장상, 선왕선후, 뇌신(雷神) 등의 모습이 있다. 오른쪽에는 지장삼존과 인로왕보살의 모습이 표현되었다.
이들은 모두 구름을 타고 내영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흥국사본에서 구름 위에 서서 내영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던 아미타여래삼존의 모습이 여기에서는 상반신만 표현된 것은 화면이 가로로 길기 때문에 일부 변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7여래 앞에는 삼신불번(三身佛幡)을 늘어뜨린 제단이 설치되었다. 제단 앞에는 붉은색과 흰색의 모란이 가득 꽂힌 큰 항아리가 놓여 있어 당시 제단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 주고 있다. 제단의 우측에는 천막 안에서 스님들이 나란히 모여 앉아 경전을 외우는 보인다.
그 앞에서는 작법승들이 큰 북과 바라 등을 두드리며 의식을 하는 모습과 승무를 추는 모습이 표현되었다. 이들 옆으로는 커다란 공양물을 머리에 이거나 들고서 제단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들과 상복을 입은 상주들이 바닥에 꿇어앉아 재를 지내는 모습이 묘사되었다.
제단 아래에는 아귀 1쌍이 머리를 돌려 서로 마주 보며 앉아 있고 아귀 좌우로 세속의 다양한 장면들이 배치되었다. 수목에 의해 장면이 분할된 구획 안에 전쟁 장면, 지옥의 시왕 심판 장면, 한복 입은 남녀들이 춤을 추거나 싸우는 장면, 음식을 가득 차려 놓고 무당이 굿하는 장면, 대장간에서 일하는 장면, 악사들의 반주에 맞춰 광대가 거꾸로 서는 묘기를 부리는 장면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외에도 물속에서 아귀들이 발을 들고 구걸하는 장면과 호환, 뱀에 물려 죽는 장면, 바위에 깔려 죽는 장면 등도 보인다. 색채는 황토색의 배경과 하늘을 표현한 밝은 청색, 그리고 붉은색과 녹색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인물과 구름, 계단 등에 흰색을 칠하여 전체적으로 밝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