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復)’은 ‘돌아온다’는 뜻인데, 본래 상태로 회복됨을 의미한다. 복괘는 박괘(剝卦)와 반대로 초효만이 양효이고, 나머지 다섯 효는 모두 음효로서, 박괘 상구효가 초효로 복귀해 이루어진 괘이다.
이것은 ‘위에서 극에 달하면 아래로 돌아와 다시 생한다,라고 하는 역리(易理)에 근거한 것으로 나무 열매 속에 들어있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새로운 생명을 싹트이는 상황으로 비유될 수 있다.
내·외괘로 보면 땅 속에서 우뢰가 있는 모습으로 10월 음이 극성한 때를 지나 11월 동지달 하나의 양이 처음 움직이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1년 중에서 가장 추운 동지달, 얼어붙어 있는 지표(地表)아래에 새로운 생명이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을 「단전(彖傳)」에서는 “음기가 쌓여 있는 속에 양기 하나가 돌아와 다시 생하는 데에서 천지가 끊임없이 만물을 낳으려는 마음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처음 움직이기 시작하는 양기는 매우 미약함으로 첩첩히 쌓여 있는 음기를 뚫고 성장하는 데에는 많은 고난이 따른다. 그러므로 괘사에서 “복은 형통하다. 출입하는 데에 해치는 자가 없으며, 벗이 와야 허물이 없을 것이다.”고 하여 어린 생명에 상처를 주지말고 동류(同類)들의 도움이 절실함을 주장한다.
이와 같이 미약한 양기를 기르는 방법은 「대상전(大象傳)」에서 “우뢰가 땅속에 있는 것이 복괘이니 선왕이 (괘상을) 본받아 동지날에 관문을 닫고 장사치와 나그네가 가지 않으며 천자는 사방을 순시하지 않는다.”고 한 것처럼 외부를 차단해 보호하는 것이다.
복괘의 초구는 ‘인심도심설(人心道心說)’에서 말하는 ‘도심(道心)’과 같다. 도심은 매우 은미하기 때문에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순(精純), 전일(專一)하게 하지 않으면 인욕(人慾)에 의해 손상되기 마련이다. 생명의 씨앗, 양심의 선한 실마리는 미약하기 때문에 소중히 보호되어야 함을 복괘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