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본과 국문본이 있다. 원작은 한문본으로 여겨진다. 「봉래신설」은 3종의 이본이 전한다. 이가원(李家源) 소장 한문본 「봉래신설」은 18개의 소제목의 장회체로 되어 있다.
마지막 면에 있는 ‘정사유화월진서(丁巳流火月盡書)’의 기록을 통하여 정사년(丁巳年) 음력 7월에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사년은 1857년(철종 8)으로 추정된다. 이가원 소장본 한글본 「방운전(房雲傳)」은 ‘봉ᄂᆡ신설’이란 제목이 덧붙어 있다.
첫 장에 ‘무오납월회일장(戊午臘月晦日粧)’의 기록이 있는데, 무오년(戊午年)은 1858년으로 추정된다.
김동욱(金東旭) 소장 한글본 「봉ᄂᆡ신셜녹」의 말미에는 ‘부평 ᄉᆡ벼리’ ‘셰ᄎᆞ 광무 팔년 갑진 십월 망간 …… 심ᄉᆡᆼ우ᄉᆞ는 셔’의 기록과 ‘심원명(沈遠明)’의 인장이 찍혀 있다. 1904년 부평(富平) 지방의 심원명이 필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방운전」과 「봉ᄂᆡ신셜녹」은 그 표현이 사뭇 달라, 모본(母本)인 한문본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경로로 번역된 이본이다. 「방운전」은 「봉래신설」에 들어 있는 한시와 축원문, 상소문 등을 전부 생략하고 있는 반면, 「봉ᄂᆡ신셜녹」은 이들을 빠뜨림 없이 충실하게 싣고 있다.
이 작품은 선계(仙界)로부터 인간세계로 내려온 주인공이 결연(結緣)과 공훈(功勳)을 이루어 가는 영웅소설의 일반적 유형을 따른 작품이다.
전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발해의 동편에 있는 봉래산의 동쪽은 동왕공(東王公), 남쪽은 남천령(南天令)이 관장한다. 동왕공의 아들 경란(景鸞)이 그 산에 있는 집선루(集仙樓)에 놀러 갔다가, 시녀 국향·설란·금연과 더불어 놀러 온 남천령의 딸 정옥(貞玉)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경란은 부친이 준 벽금향(璧金香)을, 경옥은 부친이 준 연수단(延壽丹)을 서로에게 주고 헤어진다. 이 때, 상제가 봉래산의 벽금향과 연수단을 찾다가 사실을 알고 노하여 경란·경옥과 세 시녀를 인간세계로 내려보낸다.
방제현(房齊賢)은 부인 유씨와 함께 청주 경흥리에 사는데, 마흔이 넘도록 자식이 없다가, 노승이 소원을 빌어주어 한 아들을 얻고 이름을 운(雲)으로 짓는다. 방상서가 봉래산으로 간 사이, 도적의 변란(變亂)이 일어나 부인과 방운이 헤어지게 된다. 유씨 부인은 여승을 만나 동악사로 들어가고 방상서는 남악산 보령사로 들어간다.
방운은 부친을 찾아 봉래산으로 배를 타고 간다. 해적들이 있는 밀라도(密羅島)에 잠깐 들렀다가 한 집에 붙잡히게 된다. 십 세에 도적에게 잡혀 와 4년이 되었다는 난향(蘭香)과 한 방에 갇힌다. 둘은 더불어 동침하고 함께 도망하길 원하나, 난향은 자신이 방해가 된다며 후일을 기다리겠다 한다.
방운은 부적을 외워 철벽을 깨뜨리고 도망한다. 방운은 떠돌아다니며 걸식하다가 심산으로 들어가는데 영산노인(永山老人)을 만나 병서와 천문지리, 둔갑술을 배우게 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을 구해주라는 영산노인의 명을 받고 금낭비결(錦囊秘訣)을 받아 하산한다.
남성(南省) 땅에 이르러 방상서의 죽마고우인 시랑 주숭의 집에 머물게 되어 그 딸 채란(采鸞)과 혼인하게 된다. 그러나 혼례식을 몇 일 앞두고 시랑이 죽는다. 방운은 박대를 받다가 채란의 옥환을 신표로 받고서 집을 떠난다.
좌정승 소홍(蕭興)이 채란에게 구혼하고 부인과 두 오라비가 채란을 소홍에게 혼인시키려 하나, 채란은 시비(侍婢) 경월과 함께 도망하여 평호(平湖)에 사는 정시랑의 집에 가 지낸다. 방운은 유랑하다가 순천 고을 아전 장홍(張洪)의 집 종으로 들어가 이름을 계연(桂然)으로 바꾸고 지낸다.
그러나 장옥의 딸 형옥이 방운을 사모해 금환을 주어 신표로 삼고 방운은 그 집을 떠나게 된다. 장홍이 관전을 빚져 옥에 갇히자 형옥이 관의 노비로 들어가 그 아비를 구한다. 태수가 형옥을 취하고자 협박하고 매를 때렸으나 형옥은 완강히 거부하였고, 이에 형옥을 옥에 가둔다.
방운이 상경해 장원급제하고 한림학사가 되어 주 시랑 집을 찾아오니, 부인과 두 오라비는 채란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 때, 북선우가 반란을 일으켜 수십만 대군으로 남방을 침노하였는데, 호남절도사가 싸움에 져서 달아나고 모두 항복하였다. 이에 방운이 호남절도사가 되어 군병을 거느려 신기(神技)로써 난을 평정한다. 대사마대장군 병부상서를 제수받아 회군하는 길에 정시랑 집에 이르러 헤어졌던 주 소저와 만나 가약을 이룬다.
좌승상 소홍이 방운을 참소하다가 금남절도사로 쫓겨나고 소홍은 십여만 군대를 이끌고 반란을 일으킨다. 방운이 난을 진압하러 나서자, 소홍이 동정호 소로로 경성으로 쳐들어왔다. 천자는 동도(東都)로 파천하고 방운의 집은 적병에게 포위된다. 방운이 뒤늦게 알고 단신으로 호풍부적을 외워 풍편을 빌어 경성으로 온다.
경성을 장악해 스스로 천자라 칭하고 있던 소홍을 잡아 옥에 가두고, 적병에 포위된 가족들을 구한 후 동도로부터 천자를 모셔 온다. 방운은 이부상서와 좌우승상을 겸하여 제수받는다.
밀라도의 해적이 청주 땅을 노략질하자 방운이 다시 나서 평정하고 그 길에 난향을 만난다. 난향과 더불어 동악사로 구경갔다가 10년 만에 모친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5년간 옥에 갇혀 있던 형옥을 구해서 함께 돌아온다. 방운은 초왕(楚王)에 봉해진다.
형산으로 사냥 나갔다가 남악 보령사에 이르러 부친을 만나 모시고 돌아온다. 방운과 처 주채란, 첩 경월·난향·형옥이 함께 인간 부귀를 극진히 누린 후 신선의 영접을 받아 선계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