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요약
정의
17세기 후반, 중국을 배경으로 기생 옥단의 순정과 그녀에게 빠져 몰락과 상승의 길을 걷게 되는 왕경룡의 삶을 그린 한문소설.
서지 사항 및 이본 현황
한문 필사본 중 이현조 소장본의 경우 작품 뒤에 “康熙二十七年戊辰十月念日畢書終”이라는 필사기가 있어 1688년 10월 20일에 필사되었음을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왕경룡전」이 적어도 1688년 이전에 유통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왕경룡전」 이본 중에는 고전소설로서는 매우 특이하게 전북대학교 도서관 소장의 목활자본이 발견되며, 필사본과 비교했을 때 필사본이 목활자본에 비해 서술이 부연되었다는 점, 필사본에는 시(詩)나 사(詞)가 탈락된 것이 많으나 목활자본은 온전히 수록되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목활자본이 필사본에 비해 선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몇몇 이본의 경우, 한문 원문에 구결(口訣)이 매우 꼼꼼하게 달려 있기도 하다.
내용
옥단이 돈이 떨어진 경룡을 쫓아내라는 기모(妓母)의 말을 듣지 않자, 기모는 집을 옮겨 경룡으로 하여금 길을 잃고 방황하게 한다. 쫓겨난 경룡은 기모가 시킨 도적들에게 맞아 기절하였다가 마을 노인에게 구출되고, 그 길로 양주(楊州)지방 광대의 무리에 예속된다.
우연히 전날 옥단을 소개하였던 주모를 만나 사정을 이야기하니, 주모는 경룡의 편지를 옥단에게 전해 주기로 한다. 편지를 받은 옥단은 기뻐하며 경룡을 만난 다음, 황금을 주면서 새 옷을 사 입고 다시 집으로 찾아오라고 일러준다.
경룡은 옥단의 말대로 비단옷을 사서 입고 빈 상자를 재물로 가장하여 그 집을 찾아간다. 전날의 기모는 다시 반기며 이전의 잘못을 사과하면서 극진히 접대한다. 이날 밤 옥단과 경룡은 기생집의 보화를 훔쳐 집을 나오고, 이튿날 관가에 기모를 고발한다.
마침, 기모에게 돈을 주고 옥단을 첩으로 삼으려던 조모(趙某)는 화가 나서 옥단을 자기 집으로 납치해간다. 그러나 조모의 처가 옥단을 시기하여 남편과 옥단을 독살하려고 밥에 독약을 넣었는데, 남편만 그 밥을 먹고 죽는다. 관가에서는 남편을 죽인 죄로 본처와 옥단을 함께 옥에 가둔다.
한편, 경룡은 옥단을 잃은 뒤 그 길로 본가에 돌아가 아버지로부터 엄한 훈계를 받은 다음, 학업에 열중한 결과 장원급제를 하고 암행어사를 제수받는다. 옥단의 연락을 받은 경룡은 곧 암행어사로 출두하여 옥단을 구하고, 이들은 행복을 누린다.
의의와 평가
그런 점에서 「왕경룡전」은 중국 당대(唐代)의 애정소설 「이와전(李娃傳)」과 유사성이 발견된다. 하지만 기녀가 남주인공을 출세를 하게 한 다음 떠나자 그의 아버지가 가상히 여겨 그 기녀를 찾아 며느리로 맞이하는 내용과 암행어사 출두를 끌어들이지 않은 것이 「이와전」과 「왕경룡전」이 크게 다른 점이다. 이러한 차이는 그 주제 의식이 근본적으로 상이함을 뜻한다. 「이와전」은 이전의 잘못을 뉘우치고 불행하게 된 사람을 도와 출세시킨다는 기녀의 순정에 대한 재인식을 강조하였으나, 「왕경룡전」은 끝까지 기녀를 관인(官人)의 예속물로 다루어 흥미 본위로 끝맺고 있다.
이 소설은 기녀의 순정과, 기녀에게 빠져 몰락과 상승의 길을 걷는 한 도령의 행로를 흥미있게 엮은 애정소설이다.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쳐 「청루지열녀」 · 「왕어사경룡전」 등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참고문헌
논문
- 엄기영, 「「王慶龍傳」 이본고: 이헌홍 소장본을 대상으로」(『비평문학』 38, 한국비평문학회, 2010)
- 엄태식, 「조선 후기 전기소설 국문본의 종합적 고찰 -문헌학적 특징 및 번역과 개작의 양상을 중심으로」(『돈암어문학』 39, 돈암어문학회, 2021)
- 조영, 「인물 형상을 중심으로 본 「王景龍傳」의 飜案 양상 연구」(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3)
- 정명기, 「고소설 유통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 목활자본 「王慶龍傳」의 출현을 통해서 본」(『열상고전연구』 33, 열상고전연구회, 2011)
- 한의숭, 「17세기 한문소설 「왕경룡전」의 새로운 이본 소개」(『민족문학사연구』 76, 민족문학사연구소,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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