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9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28㎝, 가로 182㎝. 호암미술관(湖巖美術館) 소장. 18세기 선암사·운흥사 등 전라도 지방에서 제작된 감로왕도와 같은 구도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세로로 긴 화면을 상단·중단·하단으로 나누어 다양한 장면들을 배치하였다. 상단에는 중앙에 연화대 위에 서서 합장을 하고 서 있는 7여래, 석장(錫杖)과 여의주(如意珠)를 든 지장보살과 정병(淨甁)을 든 관음보살, 몸을 비틀고 번(幡 : 설법할 때 절 안에 세우는 깃대)을 들고 서 있는 인로왕보살 등이 그려져 있다.
상단 아래에는 산악의 모습이 간략하게 그려져 있고 중단에는 화려한 꽃을 비롯하여 다양한 곡식과 과일이 놓인 시식대(施食臺)와 그 옆에서 스님들이 의식을 행하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연꽃을 비롯한 다양한 꽃들과 백미, 각종 과일·다과·술잔 등으로 정성껏 차린 시식대는 당시 우란분재(盂蘭盆齋) 때의 상차림을 그대로 보여 주는 듯하다. 시식대 아래에는 한 쌍의 아귀(餓鬼)를 중심으로 욕계(欲界: 불교에서 말하는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의 삼계(三界) 중 하나로,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계를 통틀어 일컫는 말)의 여러 장면과 풍속 장면들이 다양하게 전개되어 있다.
아귀 중 하나는 입에서 불을 뿜고 손에는 밥그릇을 들고 있고 한 손으로 제단을 가리키고 있다. 나머지 하나는 합장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이 운흥사 감로왕도(1730년), 원광대학교 소장 감로왕도(1750년)의 아귀와 유사하다. 하단의 여러 장면은 아름답게 채색된 구름으로 각 장면을 나눈 뒤 차분한 필선으로 인물들을 묘사하였다.
화면의 오른쪽에는 큰 소나무를 한 그루 배치한 후 그 사이사이에 인물들을 그려 넣어 마치 나무 위에 사람들이 올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장대 위에 거꾸로 서서 묘기를 보이는 광대와 줄 위에 앉아 대금을 부는 광대의 모습은 당시 백중날 행해졌던 시정의 풍속 장면을 그린 것으로, 남사당패의 연희(演戱) 장면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자료이다
황토색 바탕 위에 적색과 녹색을 비롯한 분홍색·청색·하늘색·청록색·백색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였다. 그리고 차분하고 선명한 필선으로 인물들을 묘사하여 형태가 뚜렷하게 드러나 보인다.
수묵과 청록 산수로 묘사된 산악의 처리는 다소 거칠지만 바위, 산의 처리에 절파 화풍(浙派畫風)이 나타나 있어 일반 산수화와의 관련성을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