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왕은 고조선 준왕(準王)의 아버지이자 선대왕이다. 『삼국지(三國志)』 「한전(韓傳)」에 인용된 『위략(魏略)』에는 부왕이 기자(箕子)의 후손이라고 전하며, 서기전 323년 무렵 연(燕)과 대치하며 스스로 왕을 칭한 조선후(朝鮮侯)의 자손이라고 한다.
『삼국지』 「예전(濊傳)」에는 기자가 조선에 가서 8조의 교(敎)를 만들어 가르친 후, 40여 세를 지나 조선후 준(準)에 이르러 왕을 칭하였다고 전한다. 단, 『위략』과 『삼국지』에서 각각 조선후가 스스로 왕을 칭하였다고 전하는 시기가 현저히 다를 뿐만 아니라, 그보다 앞서 고조선의 역사를 전하는 『사기』와 『한서』의 「조선열전」에서는 기자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 등, 부왕이 기자의 후손이라는 계보는 의문의 여지가 있고, 1~3세기경에 성립된 전승일 가능성도 있다.
서기전 3세기 중반, 중국을 통일한 진(秦)은 몽염(蒙恬)을 시켜서 만리장성을 쌓게 하여 요동에 이르렀다. 『위략』에 따르면, 부(否)는 이 시기에 조선왕이 되었다. 통일제국 진이 쳐들어올까 두려웠던 부왕은 진에 복속(服屬)을 청하였다고 한다. 『사기』 「조선열전」에는 고조선이 진의 요동외요(遼東外徼)에, 『전한기(前漢紀)』에서는 진의 요동에 속해 있었다고 전한다.
한편, 『위략』에 따르면, 부왕은 진의 조회(朝會)에 응하지는 않았다. 비록 진에게 복속을 청하였지만, 진이 요구한 조회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부왕 대 고조선이 상당한 국력을 가졌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또한, 남월과 동월 등 진의 주변국들이 대부분 진의 군현으로 편제되어 소멸되었던 반면에, 고조선은 진의 군현으로 편제되지 않은 채 조회를 요구받았던, 예외적인 외신방(外臣邦)으로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