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제도가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는 상고(喪故)가 있을 때 외지에 있는 복인(服人)에게 인편으로 부음을 전달하였다. 이 부음을 전해 듣는 것을 문상(聞喪)이라 하며, 복인은 문상 후에 일정한 절차에 따라 행동하도록 되었다.
중복인(重服人)인 경우, 문상하게 되면 부음을 전해 온 사람에게 상고의 경위를 자세히 묻고 곡을 한 다음에 옷을 갈아 입는다. 이 때 남자는 관과 웃옷을 벗으며, 여자는 장식과 패물 등 각종 화려한 치장을 제거하고 머리를 푼다. 또한 버선까지도 벗어 맨발이 되며, 밥을 먹지 않고 수시로 통곡한다.
집으로 출발할 때의 복색은 베로 만든 사각건(四角巾)과 백포(白布)의 삼(衫)을 착용하고 허리에는 노끈을 두른다. 친상을 당했을 경우라도 밤길 걷는 것을 피해 새벽녘 별이 올라올 때 출발, 저녁에 별이 보일 무렵에는 여숙에 들며, 통상 하루에 100리를 걷는 것으로 한정하였다.
이렇게 밤길을 걷지 않는 것은 신변의 안전을 우선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교통이 불편했기 때문에 여자는 친상일지라도 100리가 넘는 곳에 있으면 문상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집에 가는 도중 곡을 하면서 가다가도 마을이나 저자거리 등 사람이 많은 곳을 지나갈 때에는 곡을 그치며, 고향이 가까운 경계나 집 앞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곡을 해야 한다. 문 안에 들어선 후에는 관(棺) 앞에 나아가 재배하고 다시 변복(變服)한 다음 자기의 위치로 가서 곡을 한다.
이 분상에 관해서는 조선시대에 만든 각종 예서(禮書)의 상례편에 하나의 독립된 항목으로 설명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분상이라는 말은 『좌씨전(左氏傳)』에 나오며, 또한 『예기(禮記)』에도 분상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 고대의 풍습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