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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현의 분지
남정현의 분지
현대문학
작품
남정현(南廷賢)이 지은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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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남정현(南廷賢)이 지은 단편소설.
내용

남정현(南廷賢)이 지은 단편소설. 1965년≪현대문학 現代文學≫ 3월호에 발표되었다. 그 뒤 1987년 같은 제목의 창작집이 ᄒᆞᆫ겨레사에서 간행되었는데, 그 창작집에 이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 홍만수는 어머니와 여동생 분이와 함께 아버지가 돌아오실 것을 기다린다. 나라는 광복되었으나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해방군을 환영하러 나갔던 어머니는 뜻밖에도 미군 병사에게 겁간을 당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번민하다가 죽음에 이른다. 세월이 흐른 뒤 만수는 거리에서 장성한 누이동생 분이를 만났는데, 분이는 행복한 듯이 보였다.

그러나 알고 보니 스피드라는 미군 상사와 동거하고 있었고, 스피드 상사는 고국에 두고 온 그의 아내의 육체미보다 분이가 매우 부족한 데 불만을 품고 심히 학대하는 사실을 알게 된다. 때마침, 스피드 상사의 아내가 한국에 왔으므로 홍만수는 자청하여 한국의 관광지를 안내하다 향미산에 이른다.

홍만수는 미국 부인의 어떠한 육체적 우월성 때문에 여동생 분이가 스피드 상사에게서 학대를 당하는가를 알고 그 진상을 알려주려고 스피드 부인에게 옷을 벗어 육체미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당황한 스피드 부인은 당연히 거절한다. 그 찰나의 긴장된 국면에서 홍만수는 스피드 부인과 정을 통하게 되고 과연 서양 여성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정사를 끝낸 스피드 부인은 살려달라고 고함을 치며 하산하여 홍만수의 행패를 미군당국에 알리게 된다. 그로 인하여 홍만수는 향미산에 숨게 되며, 미군의 폭격에 의해 죽게 될 것을 짐작하고, 그 진상을 고백체의 서사형식으로 서술한다.

홍만수는 홍길동 정신을 이어받은 인물임을 스스로 자처하면서, 광복 당시와 그 뒤의 시대상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의식 있는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리하여 이 작품에서 ‘어머니’는 실제의 가족성원으로서의 어머니라는 개념을 넘어 조국이라는 의미까지 확대되도록 암시성이 짙게 나타나 있다. 즉, 약소국이 열강에 의해 국토분단이 되었음을 우의적인 이야기 장치로써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발표 당시의 <반공법>에 의하여 작품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그 결과가 북괴의 대미비판의 관점과 동조한 것으로 인식되어 법의 제재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문학계·학계, 그리고 여론은 작자의 무죄를 주장하고 변호하였다.

여기서 문예의 자율성의 문제와 법의 해석과 적용의 문제가 첨예하게 문제화되기에 이르렀다. 우리 역사의 긴 흐름에서 볼 때, 외세에 의한 무단적 개입에 관한 민족의 자각을 촉구한다는 의미가 담긴 작품이라 평가된다. 1960년대의 가장 대표적 문제작의 하나였다.

참고문헌

「‘분지(糞地)’ 사건」(한승언, 『분지(糞地)』, 한겨레사, 1987)
「북괴의 적화전략에 동조말라」(김태현, 『분지(糞地)』, 한겨레사, 1987)
「문단의 하늘을 푸르게 하라」(안수길, 『분지(糞地)』, 한겨레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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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신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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