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봄을 맞아 옛 친구를 애절하게 그리워하는 심정으로 갑진년 봄에 지은 것인데, 갑진년은 대체로 1904년인 듯하다.
4음보 1구로 헤아려 총 436구로, 3·4조와 4·4조의 정연한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붕우유신(朋友有信)을 주제로 하였다.
내용은, 모춘(暮春)에 친정에 가서 초닷샛날 모든 친구들과 만나서 놀려고 했으나 시댁 하인이 빨리 오라는 편지를 가져와 모든 꿈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남자 못된 한탄이요, 여자됨이 원수로다.” 하며 여자되었음을 한탄하고, 기러기와 밝은 달도 고향의 친구를 찾건만 벗을 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풍부한 서정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술하고 있다.
벗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적실(的實)하게 표현한 수작(秀作)으로, 내방가사가 가지는 한탄조에 개인의 울적한 심정을 담았으되 객관적이고 절제된 감정의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