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초기갑인자를 이용한 고활자본. 1457년(세조 3) 승정원(承政院)에서 편찬하였다. 1457년 겨울, 왕이 경회루 근처에서 신하들과 활쏘기를 한 뒤 어렸을 때 전갑(箭匣)에 써두었던 시를 신하들에게 보이고 화답하는 시를 쓰게 하였다.
며칠 뒤 다시 활쏘기를 하고 잔치를 열어 군신간에 정을 두터이하는 자리에서 직접 신하들과 시를 주고받았으며, 승정원에 명하여 그 시들을 편집하게 함으로써 이루어진 책이다.
첫머리에 신숙주(申叔舟)의 서가 있다. 이어 1440년(세종 22), 1441년에 쓴 세조의 시 두 편을 실었으며, 이극감(李克堪)·신숙주 등 68인이 그 시의 운(韻)에 맞추어 지은 시들을 작자의 관직명·성명과 함께 수록하였다.
다음에, 앞의 두 시는 소년시절의 기상을 노래한 것이므로 왕의 입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세조의 설명과 함께 새로 지은 어제시 한편, 신숙주와 세조가 서로 차운하여 지은 시 각 한편, 권람(權擥)·조석문(曺錫文) 등 61인이 어제시에 차운한 시, 다시 어제시 한편과 그에 차운한 최항(崔恒) 등 8인의 시를 수록하였다.
시의 내용은 국가 운영의 뜻을 밝히거나 세조의 공덕을 찬양한 것이 대부분이며, 부국강병을 지향하는 분위기가 매우 강하다.
조선 전기의 갱진시집(賡進詩集)으로 보기드문 자료일 뿐 아니라, 왕권의 기반을 확립하기 위한 세조의 노력이 잘 나타나고 있다. 특히 당시 조정의 중요 인물은 거의 모두 참여하고 있으므로, 세조 초년의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