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진도(珍島)에 유일하게 전승되고 있다. 주로 여름에 즐기는 놀이이지만, 그 밖의 계절에도 사람이 모이면 술이나 돈을 걸고 행한다.
‘살냉이’라는 말의 어원은 기록이 없어 속단하기 어렵지만, ‘살(殺)’과 ‘내기’가 합쳐져 살+내기>살냉이가 되고, 그 뜻은 ‘서로 잡고 잡히는 내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놀이에 필요한 기구는 엽전(常平通寶) 27닢과 목침(木枕)·토시 한 개씩이다. 엽전 뒷면에는 1부터 10까지의 숫자가 낱낱으로 새겨져 있는데, 1부터 7까지 새긴 엽전은 각각 세 닢씩이고, 8·9·10을 새긴 엽전은 각각 두 닢씩이다. 놀이에 필요한 인원은 세 명이고,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세 사람이 목침을 가운데 놓고 둘러앉으면, ‘꼬쟁이(엽전을 나누어주는 사람)’가 1·2·3을 골라 엎어놓고 각기 집도록 하여 순서를 정한다. 제일 낮은 숫자를 집은 사람부터 엽전 세 닢씩을 받은 다음, 엽전에 새겨진 숫자를 확인하고, 놀이를 시작한다.
낮은 패를 쥔 사람을 편의상 김 서방이라 하고 놀이의 예를 들면, 김 서방은 먼저 엽전 하나를 목침 위에 올려놓고, “나간다 나가신다/일벽만경(一碧萬頃) 넓은 바다·님이 가는 뱃길일세/내일 장은 무엇을 내야 잘 할 거나/펄펄 들어야 잘 한다지.” 하는 노래를 부른다. 나머지 두 사람은 ‘일벽만경’이라는 말로 그가 일자패를 내었음을 짐작한다.
이들 중에 누구든지 일자패를 가졌으면 잡을 수 있으나, 없을 경우 자기 엽전에서 맞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을 골라 토시에 집어넣어야 한다. 김 서방은 다시 다른 엽전을 목침에 놓으며, 그 숫자에 해당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 때 만약 김 서방이 낸 엽전과 같은 것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 역시 자기의 엽전을 목침에 내놓으며 거기에 해당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렇게 되면 김 서방은 잡히고, 나머지 한 사람과 함께 엽전 한 닢을 벌금으로 내어야 한다. 이로써 첫 판을 끝내고, 세 판까지 되풀이한 뒤 그 승패를 따진다.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장원이 되고, 엽전이 먼저 떨어진 사람은 진다. 이 놀이에 불리는 노래는 1자부터 10자까지 매 글자에 해당한 것으로 여러 가지가 있는데, 노래 첫머리는 숫자의 첫 음과 같다.
다음에 여러 종류의 이자(二字)노래에서 그 첫머리만 소개한다. “이성지합(二姓之合)에 백복지원(百福之源)”, “이월이 둘이면 윤이월(閏二月)”, “이군불사충신(二君不事忠臣) 열녀불경이부(烈女不更二夫)”, “이군불사(二君不事) 제왕촉(齊王蠋)”, “이천리(二千里) 외고 인심”, “이월 꽃보다 붉은 단풍”, “이팔청춘(二八靑春) 좋은 때다.”, “두비탈탈 넓은 길, 님도 가고 나도 간다.”, “이놈 이놈 내 아들놈”, “두비 동천에 이한량, 과천 사공 이사공”, “이등서 북을 치니 전주 기생이 빨림한다.”, “두만강 건너서니 박자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