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서쪽이 장령(長嶺), 북쪽이 상왕(象王), 남쪽이 기린, 동쪽이 만월, 복판이 지로·풍노인데, 다섯 봉우리가 고리처럼 벌려 섰고, 크고 작음이 고른 까닭에 오대라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현재 상왕봉이 속한 오대산에 대한 기록으로, 당시까지는 상왕봉이 상왕산으로 불렸으나 언제 상왕봉으로 바뀌었는 지에 대해 전해지는 바가 없다.
상왕봉(1,493m)은 오대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정상부는 편평하며 조망이 양호하다. 태백산맥의 줄기인 해안산맥에 속하는 산으로 북동쪽에 두로봉(頭老峰, 1,422m), 서쪽에 소대산(小臺山, 1,270m), 남서쪽에 오대산의 최고봉인 비로봉(毘盧峰, 1,563m), 동남쪽에 동대산(東臺山, 1,434m) 등이 솟아 있다.
2004년 조사에 의하면 상왕봉 아래 초원지대에는 흰참꽃, 설앵초, 네귀쓴풀, 백리향, 솔나리, 구름송이풀 등의 희귀 고산성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북쪽 사면으로 흐르는 수계는 소양강(昭陽江)의 지류인 계방천(桂芳川)의 수원을 이루고, 남쪽으로 흐르는 수계는 남한강의 지류인 오대천(五臺川)의 수원을 이룬다.
오대산의 지질은 선캄브리아기의 미그마타이트질 편마암·호상편마암, 중생대의 화강암·안산암질 암맥·현무암질 암맥, 신생대의 고기하성층·충적층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상왕봉의 지질은 선캄브리아기의 편마암이다. 이 편마암은 오대산의 기반을 이루는 암석인데, 이를 통해 오대산 상왕봉의 형성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상왕봉은 오대산국립공원의 중심을 이루는 봉우리로, 동남쪽 기슭에는 북대사(北臺寺), 남쪽 기슭에는 상원사(上院寺)와 중대사(中臺寺)가 있다. 이와 함께 월정사(月精寺)가 있어 관광객과 등산객이 연중 끊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