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임씨(任氏). 법호는 수룡(袖龍). 전라남도 해남 관촌(館村) 출신. 어려서 해남 두륜산 대둔사(大芚寺)로 출가하여 모윤(慕閏)의 제자가 되었고 유서(儒書)와 불경을 익혔다. 뒤에 당시 강백(講伯)으로 이름이 높았던 아암 혜장(兒庵惠藏)을 스승으로 삼아 『주역(周易)』을 배웠으며, 선교의 정종(正宗)인 정법안장(正法眼藏)을 전수받았다.
이때 혜장은 수룡이라는 법호를 주었는데 “태백(太白)이라는 호승(胡僧)이 능히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려야 하는 직무를 게을리한 용을 그의 소매 속에 가두어 벌을 주었다.”는 고사(古事)를 글로 써서 주면서, 용처럼 조화를 일으켜 많은 사람을 제도하라고 훈계하였다.
정약용(丁若鏞)도 그를 위하여 서문과 게송을 지어준 일이 있다. 8월 15일 두륜산의 북암(北庵)에서 입적하였다고 하나 연대는 전하지 않는다. 제자로는 서주 의수(犀舟懿修), 철선 혜즙(鐵船惠楫), 태호 세관(太湖世觀) 등이 있으며, 문집 1권이 있었다고 하나 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