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모아 높이 쌓아올리므로 단이라고 하였다.
석가모니불 당시의 인도에서 누지보살계단(樓至菩薩戒壇)을 쌓고 비구들의 수계의식(授戒儀式)을 집행할 것을 청하자, 부처님이 허락하여서 기원정사(祇園精舍) 동남쪽에 단을 세우게 하였다. 그것이 계단을 세운 시초이다.
중국에서는 249∼255년에 세워진 것이 그 첫 예이다. 그 뒤 당나라 때 율사 남산(南山)이 영감사(靈感寺)에 계단을 세우고 『계단경』 1권을 지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장(慈藏)이 중국으로부터 이 법을 배워 와서, 643년 통도사에 계단을 세운 것이 최초이다.
계단은 크게 금강계단(金剛戒壇)과 일반 계단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금강계단은 불사리(佛舍利)를 모신 곳으로, 부처님이 그곳에 상주하고 있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불교에서는 일체의 것을 깨뜨릴 수 있는 가장 단단한 것을 금강이라 하고, 금강과 같은 반야(般若)의 지혜로 모든 번뇌를 물리칠 것을 강조한다. 그러한 지혜는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으로 성취될 수 있으며, 삼학 가운데 계율이 으뜸이므로, 계를 금강과 같이 견고하게 보존하는 데는 불사리를 봉안한 곳이 으뜸이라는 뜻에서 금강계단이라고 한다.
금강계단의 전면에는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는 편액을 건 전각을 건립하는데, 그곳에는 불상을 봉안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것은 석종부도 속에 부처를 상징하는 불사리가 봉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계단에서는 승려들의 득도식(得度式)을 비롯한 수계산림(授戒山林: 대중들이 모여 계를 수여하는 모임)이 개최된다. 수계 때는 수계자를 중앙에 무릎 꿇게 하고 삼사(三師)와 칠증(七證)이 둘러앉아서 계법을 전수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계단으로는 통도사의 금강계단, 개성에 있는 불일사(佛日寺)의 계단, 달성군의 용연사(龍淵寺) 석조계단, 금산사(金山寺)의 방등계단(方等戒壇) 등을 들 수 있다. 통도사의 계단은 조선시대에 들어 와서 다소 그 원형이 변화되었다. 용연사의 계단은 임진왜란 때 난을 피하여 묘향산으로 옮겼던 통도사의 불사리를 휴정의 유촉으로 다시 통도사로 옮길 때 용연사의 승려들이 그 일부를 봉안하면서 쌓은 것이며, 불일사와 금산사의 것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졌다.
그 가운데에서 금산사의 것이 고려시대의 계단형식을 온전히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다. 보통 계단 앞에는 석등을 세우는 것이 상례이나 금산사의 방등계단 앞에는 석탑을 세웠다. 이들 계단 외에도 대표적인 것으로는 해인사와 범어사의 계단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