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문헌에 섞박지가 나타난 것은 조선 중기의 문헌인 『산림경제』이지만, 현재와 같은 섞박지는 빙허각 이씨(憑虛閣李氏)가 쓴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 볼 수 있다.
『규합총서』의 섞박지에 나타난 채소의 종류는 무·배추·가지·오이·동아·갓 등이고 고추 등의 갖은 양념이 들어간다. 또 그 전까지는 주로 소금에만 절였던 것을 조기젓·준치밴댕이젓·굴젓 등의 젓갈을 이용하기 시작하였으며, 낙지·생복·소라 등의 해산물을 넣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섞박지는 주로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담그는 김치로서, 담그는 법은 다음과 같다. 배추를 다듬어서 5㎝ 정도로 잘라 소금에 절였다가 헹구어 건진다. 무도 배추와 비슷한 크기로 썰고, 미나리와 갓도 5㎝ 길이로 썰고, 파도 굵게 채 썬다. 마늘·생강은 각각 다진다.
먼저 배추와 무에 생강·마늘을 넣고 고춧가루로 버무린 다음, 실고추·젓국·파·미나리·갓을 넣고 함께 버무려 항아리에 꼭 눌러 담고 우거지를 덮어 시원하게 익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