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6년 북경에서 초간된 포르투갈인 예수회 선교사 디아스(Diaz)가 쓴 동전한문서학서(東傳漢文西學書) 『성경직해』의 한글번역본이다.
제목이 ‘성경직해’라 표기되어 있다. 한문본은 1784년 가톨릭 교회 창설시기를 전후하여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곧 우리말로 번역되어 교인들 사이에 필사본으로 전해져 내려오다가, 1892년 당시의 교구장 뮈텔(Mutel) 주교가 이 필사본을 기본으로 하여 새로 가다듬어 전 9책의 활판본으로 간행하였다.
그러나 이 때 간행된 한글본은 필사본과 마찬가지로 한문본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한문본에서 복음 성서의 해설을 위주로 한 성경과 잠(箴) 부분을 취하였다.
그리고 프랑스 출신의 예수회 선교사 마이야(De Mailla)가 쓴 동전한문서학서 『성경광익(聖經廣益)』에서 성서의 생활화와 실천을 위주로 한 ‘의행지덕(宜行之德)’, 즉 마땅히 행하여야 할 덕목인 묵상과 ‘당무지구(當務之求)’, 즉 마땅히 힘써야 할 기도를 첨가하였다.
그러므로 활판본 『성경직해』가 나오기까지는 모든 필사본이 『성경직해광익』으로도 불렸다. 필사본 『성경직해』의 번역자와 그 연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한국교회사(Histoire de l'Eglise de Coree)』(1874)의 저자인 달레(Dallet, C. H.)에 의하면, 1790년대의 역관이던 중인(中人) 최창현(崔昌顯)인 것 같다고 하였다.
이러한 추측은 1801년 신유박해 때 천주교인들을 처형한 뒤 교인들로부터 압수한 교회서적을 불살라버린 목록이 적혀 있는『사학징의(邪學懲義)』에 보면 한글본『성경직해』 4권, 『성경광익』 1권 등의 기록이 나타나 있는 점으로 보아 가능해진다.
아무튼 『성경직해』는 이미 1790년대에 번역되어 활판본으로 간행되기까지 100여 년 동안 필사본으로 교인들 손에 전해지면서 그들의 신앙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