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간행된『천주성교예규』한문본에는 상례 및 장례예식 외에도 혼례(婚禮)와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천주성교예규』가 조선에 전래된 후 한글로 된 장례 기도문과 예식을 공포할 때를 기점으로 하여 한글로 번역되면서 상장례(喪葬禮)와 관련된 내용만 남게 되었다.
『천주성교예규』는 1865년 다블뤼 주교에 의하여 상, 하 2책의 목판본으로 간행되었는데, 프랑스 동양언어문화학교에 소장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1887년 단권의 신식연활자본으로 중간되었다. 책의 크기는 13.4×20.3㎝이며, 책의 분량은 총 106장이다.
한국교회사연구소에 한문으로 간행된 제1∼5권으로 된 1책이 있고, 한글로 된 여러 종의『텬쥬셩교례규』가 있다. 한글 서적 중에는 간행년을 알 수 없는 4종이 있는데, 목판본으로 간행된 1∼2권 2책, 활자본 1책, 필사본 1∼2권의 2책, 필사본으로 된 1권 1책 등 4종이 있다. 또한 연기를 알 수 있는 한글 판본으로는 1887년 활자본(1책 106장), 1903년 활자본(1책), 1906년 활자본, 1909년 활자본, 1914년 활자본(2종), 1916년 활자본(2종), 1934년 활자본(1책 106장) 등 모두 9종이 보관되어 있다.
1865년 한글로 간행된『천주성교예규』는 크게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에 선종을 돕는 공부, 임종한 이를 돕는 규식, 병자를 제성(提醒)하는 규식, 임종경(臨終經)과 제2권에 상장규구(喪葬規矩), 상장예절(喪葬禮節), 어린이 장사예절(葬事禮節) 및 상례문답(喪禮問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에서 임종한 사람을 돕는 규식에는 부모, 친척, 회장 등이 병자로 하여금 고해성사, 성체성사, 종부성사 등을 타당하게 받도록 권면하는 것 등 모두 7가지 조목으로 된 행동강령이 나열되어 있다. 또한 병자를 제성(提醒)하는 규식은 통회(痛悔), 신덕(信德), 망덕(望德), 애덕(愛德), 경덕(敬德), 봉헌(奉獻), 인내(忍耐), 순명(順命) 등의 항목과 함께 십자고상(十字苦像), 성모(聖母), 천신(天神), 성인(聖人) 등을 향하여 기도하는 내용이 있다. 임종경에도 감사하여 도우심을 구하는 경, 임종도문, 임종한 이에게 가장 유익한 경문, 운명할 때에 바치는 기도, 영혼이 육신을 떠난 후에 바치는 기도, 종후(終後) 축문 등이 구분되어 있다.
한편 제2권의 상장규구에는 23개의 항목이 있고, 상장예절에는 초상(初喪), 입렴(入殮), 행상(行喪), 도묘(到墓), 하관(下棺) 등의 예절이 자세하게 구분되어 설명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가 초기부터 박해를 받으면서도, 외교인들에게 호감을 제공한 것이 교우들이 서로 협동하여 정성을 다하는 장례예절이었다. 이로 인해 다수의 외교인이 천주교회에 입교(入敎)하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박해시기부터 간행, 필사된『천주성교예규』는 단순히 천주교회의 상장예식서(喪葬禮式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신자들에게 천주교회의 장점을 널리 알리는 전교(傳敎)의 효과를 거둔 서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