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연원촬요 ()

성리연원촬요
성리연원촬요
유교
문헌
조선전기 학자 유숭조가 성리학의 근본 문제에 관한 그의 사상을 집성하여 1511년에 간행한 유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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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전기 학자 유숭조가 성리학의 근본 문제에 관한 그의 사상을 집성하여 1511년에 간행한 유학서.
편찬/발간 경위

1511년(중종 6)에 간행되었다. 1511년 3월에 중종이 성균관에 어가(御駕)하여 대성전(大成殿)에서 선성(先聖)에게 헌작한 뒤, 명륜당에 들러 경지(經旨)를 강론하는 데 참석하였다. 성균관대사성이었던 유숭조가 먼저 『대학』을 강론하고, 존심출치(存心出治)의 요령을 일일이 설명하였다. 왕이 경청하고 난 뒤 “경술(經術)은 근본이며 사장(詞章)은 지엽이다. 오늘날의 선비는 지엽을 구하고 근본을 구하지 않는다.”고 하며 경학(經學)의 중요성을 천명하였다. 강론이 끝난 뒤 삼소(三所)로 나누어 강론하여 취사(取士)하고, 학전(學田) 100결(結)을 하사하고 돌아갔다.

다음날 유숭조는 제자를 거느리고 입궐하여 전(箋)을 올리고, 스스로 찬(撰)한 『대학삼강팔목잠(大學三綱八目箴)』과 『성리연원촬요』를 헌정하였다. 중종은 이를 가상히 여겨 두 책을 간행하도록 명하고, 가상(嘉尙)의 징표로 금대(金帶) 하나와 당표리(唐表裏) 한 벌을 하사하였다. 초간본의 찬집(纂集)은 1511년 3월 12일에 완료되어 진헌(進獻)하였으나 그 발간 일은 정확하지 않다.

중간본은 1651년(효종 2) 동부승지였던 유념(柳淰)이 『대학삼강팔목잠』과 더불어 중간하였다. 임진왜란으로 인해 초간본의 책자와 판본이 모두 인멸되어 찾아볼 길이 없다가, 마침 경상도 관찰사로 있었던 유숭조의 방족(傍族)인 유념이 안동지방을 순시하던 중, 성족(姓族)의 한 사람이 이 두 책을 가지고 왔다. 유념이 자세히 보니 좀이 슬고 파손되었으나 제왕의 출치수성(出治修省)에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하고 중간하여, 효종에게 진헌하였다.

유념은 진책소(進冊疏)에서 중종이 하였던 바와 같이, 항상 유념하며 책상에 비치해 놓고 수시로 읽어 보면 성신공화(聖神功化)에 만분의 일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면하였다. 효종은 두 책의 내용이 격언지론(格言至論)이 아님이 없다고 칭찬하고, 호피(虎皮) 1령(一令)을 하사하여 중간한 노고를 치하하였다. 유숭조의 학문적 성향을 살펴보면 후학을 일깨우기 위해 언해에도 일문(一門)을 이루고 있지만, 특히 송대의 성리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서지적 사항

1책 32장(張). 활자본. 규장각 도서에 있다.

내용

『성리연원촬요』는 성리학의 근본이 되는 용어의 정립을 위해 여러 학자들의 논거를 인증하고 있다. 그 체제를 보면, ① 태극(太極), ② 심·성·정·의·지·기·이·명(心·性·情·意·志·氣·理·命), ③ 천(天)과 인(人)의 심성정(心性情), ④ 마음의 허령(虛靈)·지각(知覺)·신명(神明), ⑤ 천지인(天地人)의 기질, ⑥ 석씨(釋氏), ⑦ 노씨(老氏), ⑧ 양묵(楊墨), ⑨ 기송(記誦)·훈고(訓詁)·사장(詞章), ⑩ 권모술수(權謀術數), ⑪ 논성기(論性氣), ⑫ 정복심(程復心)의 찬인 논기설(論氣說),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에 보이는 혼륜(渾淪)과 『전한율력지(前漢律歷志)』에 보이는 함삼위일(函三爲一) 등 12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태극」에서는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太極圖)」와 「통서(通書)」를 바탕으로 우주 생성 원리의 기본 개념 및 그 체계를 다루고 있다. 즉, 역(易)·태극·음양·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오행·화생만물(化生萬物)·인간과 성인(聖人)·인극(人極)·군자(君子)와 소인(小人) 등을 기초 개념으로 한 성리학적 생성 원리를 무리 없이 연결시키고 있다.

「심성정의지기리명」에서는 주자·진북계(陣北溪) 및 정복심의 말을 인용하여 성리학적 용어 해설을 먼저 하고, 이들 사이의 관계를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천인심성정」에서는 심성정을 천도(天道) 및 천명(天命)으로 나누어 각기 설명하고 있다. 즉, 천도와 인도로 양분해 거기에 합당한 심성정을 들어 논술하고 있다.

「심지허령지각신명」은 마음의 본체인 허령과 작용으로서의 지각을 나누어 설명하고 난 뒤, 유가와 불가에 있어서의 영(靈)과 적(寂)의 다른 점을 비교하고 있다. 「천지인기질」에서는 각기 맡은 바가 있어 서로 통하지 못하는 독자성으로서의 질(質)과 동정(動靜)에 두루 통하는 기(氣)를 말하고, 주자의 명덕설(明德說)과 쌍봉요씨(雙峯饒氏)의 기질 변화의 두 가지 측면을 들고 있다.

「석씨」에서는 불가에서 공(空)·진체(眞體)·인사(人事)·공적(空寂)의 성(性) 등은 현실성이 없으며, 논리적 모순성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노씨」에서는 역대로 노장사상을 존숭하던 하안(何晏)·왕융(王戎)·왕연(王衍)·은호(殷浩) 등의 폐단을 말하고, 이들이 결국 노장(老莊)의 노예로 화하는 잘못된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노자의 무위·무욕·무·도와 같은 개념 등은 유가의 요순주공(堯舜周孔)과 다른 허황한 도라고 하였다.

「양묵」에서는 먼저 노자의 제자인 양주(楊朱)의 학문은 위아(爲我), 즉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결신난륜(潔身亂倫)의 잘못된 교훈을 남기고, 묵적(墨翟)은 겸애(兼愛), 극단적인 이타주의로 패덕패례(悖德悖禮)의 잘못된 교훈을 남긴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겸애는 유가의 인(仁)과는 구별되는 것이며, 위아는 의(義)와는 의미상으로 별개이기 때문에, 겸애와 위아는 인의를 해치는 것이라고 하였다.

「기송훈고사장」에서는 기문지학(記問之學)은 마음에 득실이 없고, 훈고는 해석은 하지만 이치에 밝지 못하며, 사장은 지을 수는 있으나 뜻이 통하지 못하는 학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권모술수」에서는 관중(管仲)·상앙(商鞅)·신불해(申不害)·한비(韓非)·추연(鄒衍)의 무리는 형명(刑名)이나 공리(功利)를 일삼았고, 오덕생승(五德生勝)의 설을 괴탄(怪誕)하여, 이 모두가 권변궤모(權變詭謀)요 무지사술(無智詐術)이니, 권모술수는 정상적인 학문이 되지 못한다고 보았다.

「논성기」는 『맹자』의 고자편(告子篇), 『순자』의 성악편, 『양자(楊子)』의 수신편(修身篇), 『한자(韓子)』의 원성편(原性篇)과 주돈이·장재(張載) 등의 말을 인용하여, 고대로부터 송대까지의 성론(性論)의 발전과 그 개념 규정 및 기질에 관해 여러 면을 할애하여 자세하게 비교해서 논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정복심의 이기설(理氣說)을 총론적으로 덧붙였다. 여기서는 심의재(沈毅齋)의 이기·오행·성명·도기(道器) 등과 더불어 장재의 심성설을 비롯하여 정자(程子)의 이기설 및 육씨(陸氏)의 성설(性說)의 오류를 말하고, 혼륜과 함삼위일을 이 이기론과 연관시켜 서술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성리연원촬요』는 성리학을 연원적으로 고찰하고, 여기에 배치되는 이단설을 극력 반대하여 유가 성리학의 정통성을 이어가려는 데 그 주안점이 있다. 김학사(金鶴沙)도 “유숭조의 학문적 경향은 사승(師承)은 없어도 그 정치(精緻)한 견해는 위로는 송대의 주자와 계합(契合)하고 아래로는 조선조 중기의 퇴계(退溪)와 부합한다.”고 하여 대단히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당시 유숭조와 김안국은 학문의 쌍벽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로, 경학(經學)은 유숭조, 자사(子史)의 학문은 김안국을 지칭하였다. 『홍인우문집(洪仁祐文集)』이나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그는 경학에 중점을 두었으며 그 중에서 특히 성리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성리연원촬요해제(性理淵源撮要解題)」(조준하, 『대학삼강팔목잠·성리연원촬요·진일재선생유집』, 아세아문화사, 1973)
관련 미디어 (3)
집필자
임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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