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의 운이 좋을 때에는 ‘성주운이 닿는다.’고 말한다.
운이 닿지 않을 때에는 그의 아들이나 손자의 운으로 대신하며 가족(남자) 가운데 운이 맞는 사람이 없을 때에는 다른 이의 운을 빌려서 집을 짓는다. 이 경우 집주인은 상량고사 때에 절을 하지 않으며 상량문(上梁文)에도 운을 빌린 사람의 이름을 쓴다.
그리고 집이 완성되면 앞의 사람이 하룻밤 자고 나서 주인에게 집을 팔아넘기는 형식을 밟는다. 매매대금과 운을 빌려준 이에 대한 사례로 담배값 정도를 건네주며 술대접을 하기도 한다.
이 절차가 끝난 뒤에야 상량에 써놓았던 이름을 주인의 것으로 바꾼다. 그런데 이처럼 남의 운을 빌려서 집을 짓는 일은 사정이 매우 급한 경우에 한하며, 운이 좋아지는 이듬해까지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