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6판. 184면. 1939년 12월 박문출판사에서 간행하였다.
이 시집의 머리에 있는 「예언(例言)」과 「김소월의 행장(行狀)」, 그리고 서문을 대신한 「요절(夭折)한 박행시인(薄倖詩人) 김소월의 추억(追憶)」 등은 모두 편자인 김억의 집필로 이루어졌고, 말미에는 김소월의 유일한 평론인 「시혼(詩魂)」이 78편의 시작과 함께 실려 있다.
수록한 시편 가운데서 「닭소리」·「자나깨나」·「엄마야 누나야」·「부엉이」·「개미」 등 53편은 시집 『진달래꽃』의 시편들이고, 「팔벼개 노래조(調)」·「제비」·「돈타령」·「해넘어가기전 한참은」·「고만두 풀 노래를 가져 월탄(月灘)에게 드립니다」·「의(義)와 정의심(正義心)」 등 나머지 25편은 시집 『진달래꽃』 간행 이후에 산발적으로 발표된 시편의 일부와 소월의 사후에 김억이 정리하여 당시의 잡지에 발표된 유작의 일부이다.
이를 편자의 취향에 따라 편성하고 있으며, 이들 시편 중에는 「나홍곡(囉嗊曲)」·「이주가(伊州歌)」·「꾀꼬리」·「장간행(長干行) 1·2」·「위성조우(渭城朝雨)」 등의 한시(漢詩) 번역도 5편이 있다.
이들 가운데서 시집 『진달래꽃』의 수록 분을 제외한 소월의 후기시는 일상적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김소월이 그렇게 희구했던 학업을 중단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면서 쓴 것들로, ‘궁핍(窮乏)’의 모티프(motif)와 좌절감이 짙게 깔려 있다. 특히 ‘돈없음과 밥없음과 옷없음……’ 등의 궁핍화 현상에서 느낀 절박한 상황의식을 노래하고 있다.
의식주의 기본 요건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체험을 바탕으로 식민지시대에 우리가 처해 있었던 궁핍화 현상과 황폐성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헐벗고 가난하고 자유를 잃고 살아가는 민족 현실, 곧 옷과 밥, 그리고 모든 것을 빼앗기고 살아가는 절박한 상황의식을 나타낸 것이 소월의 후기 시의 특색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