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제로 '소천소지'라 적은 뒤에 "장춘도인(長春道人) 집(輯)"이라는 기록이 붙여 놓았는데, 이를 통해 편저자가 장춘도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장춘도인이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소천소지』는 표지를 ‘笑天笑地’로 하였고 그 아래 웃는 태양을 그렸다. 태양 좌우로는 각각 한자로 '抱腹絶倒(포복절도)’와 ‘珍談奇說(진담기설)’이란 글을 적었다. 제1면에는 머리말이라 할 만한 ‘제권수(題卷首)’를 실었고, 제23면에는 각각 ‘국국도인(局局道人)’의 서문을 실었다. 제권수는 1912년에 신문관에서 발행한 임규(林圭)의 『개권희희(開卷嬉嬉)』의 것을 그대로 썼고, 국국도인의 서문은 같은 해 같은 출판사에서 간행한 원석산인(圓石散人)의 『절도백화(絶倒百話)』 발문을 그대로 썼다. 다만 『절도백화』의 편저자인 '원석산인'이란 이름 대신 '국국도인'이란 이름으로 바꾸었다는 차이만 보인다. 본문은 2단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는데, 윗단과 아랫단을 구분하기 위해 중간에 다양한 웃음 표정을 그림으로 제시해 놓았다. 매편마다 '◉'의 기호를 제시한 후 그 아래 25자의 한문 제목을 붙였다.
수록된 작품은 총 322편이다. 이 중 120화부터 219화는 『절도백화』 100편을 재수록하였다. 수록된 작품 순서도 완전히 동일하다. 220화부터 314화까지는 『개권희희』에 실린 이야기 95편을 재수록하였다. 『개권희희』에서 목록으로만 존재하고, 내용을 지운 5편 중 「자형세배(字形歲拜)」는 『소천소지』에서도 제목만 써 놓았다. 편집 과정에서 ‘자형세배’를 삭제하지 못한 결과이다. 또 『개권희희』에 있던 56화 「남일여구(男一女九)」도 빠졌는데, 이는 편집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315화인 「망자기성(忘字記聲)」은 『개권희희』에 부록에 붙어있던 이야기인데, 『소천소지』에는 본 작품으로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소천소지』는 『개권희희』에서 총 96편을 재수록한 셈이다. 이야기 수록 순서도 『개권희희』와 동일하다. 또 1912년 『대한매일신보』 고정란으로 실렸던 「이어약(利於藥)」에서도 최소한 20편 이상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오기도 했다.
『소천소지』에 수록된 소화(笑話) 작품들은 전대에 향유되었던 미의식을 그대로 적용한 작품들도 있지만, 그와 달리 근대 문명과 맞닥뜨리면서 겪어야 했던 고민들을 웃음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시골 사람(주변인)에 대한 도시인(중앙인)의 우월적 시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세 집단주의에서 벗어나 근대 개인주의적 사유의 일단도 나타난 점은 흥미롭다. 『소천소지』는 근대 재담(才談)이 어떻게 정착되고 변모되는가를 여실히 담아낸 재담집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