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는 ‘따르다’는 뜻으로, 앞에 있는 대상을 따라서 가는 것을 말한다. 수괘의 외괘인 태(兌)는 기쁨이고, 내괘인 진(震)은 운동성이 강한 괘이기 때문에 기뻐서 움직이는 상이 되며, 우뢰가 연못 아래에서 우뢰가 진동하면 연못이 따라서 진동하기 때문에 수괘가 된 것이다.
또한 괘체(卦體)로서 보면 「단전(彖傳)」에서 말하듯이 진괘가 온유한 태괘 아래로 내려와서 기쁘게 따르는 모습이다. 이것은 귀한 자가 비천한 자의 아래로 내려오는 상으로서, 나를 버리고 남을 따르는 것이다. 내가 나의 아집을 버리고 남을 따르면 남도 나를 따르게 된다.
그러나 부정한 방법으로 올바르지 못한 대상을 따른다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 괘사에서 “수는 크게 형통하지만 올바름을 지켜야 이롭다. 허물이 없을 것이다.”고 하여 올바름(貞)을 특히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를 든다면 군주는 선을 따르고, 신하는 명을 받들고 학자는 진리를 따르는 것이 ‘수(隨)’의 올바름이다.
육이효(六二爻)와 육삼효(六三爻)를 비교해 보면 이러한 이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육이는 초구와 ‘비(比)’의 관계이고 구오(九五)와 ‘응(應)’의 관계이다. 정응(正應)의 대상인 구오(九五)를 따르는 것이 올바르지만 가까이 있는 초구에게 마음이 끌리기 쉽다. 이에 대해 효사는 “육이(六二)는 소자(小子)에게 얽메여 장부를 잃어버리는 것이다.”고 말한다. 흉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반면에 육삼은 바로 위에 있는 구사(九四)를 따르고 초구를 버리기 때문에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두 효가 모두 부정(不正)하고 정응(正應)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올바름에 거해야 이롭다.”고 경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