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가 원인균이다. 어린이에게는 발열(發熱)·간지럼증·수포형성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며, 성인에게는 심한 쓰라림증과 수포를 동반하는 신경절의 염증을 주로 하는 것이 특징인 이상(二相)을 나타내는 급성전염병 질환이다.
거의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서 선진국가의 도시 주민은 15세까지에서 약 70%가 수두에 걸리는데, 유아(乳兒) 초기에 걸리는 수도 있다. 온대 지역에서는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어린이는 5세까지 수두에 대부분 걸린다. 수두는 유행적으로 발생하며, 대상포진(帶狀疱疹)은 산발적으로 일어난다.
20세 이후는 적고 대상포진은 20세 전에는 거의 없다. 수두는 천연두와 섞여서 옛날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생각되고 있으나, 그것이 문헌에 기재된 것은 중국에서는 송나라 때 진문중(陳文中)의 『두진방론(痘疹方論)』이 처음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뒤 원나라를 거쳐 명나라에 이르러 천연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짐에 따라 수두에 대한 지식도 명확해졌다. 웅균(熊均)과 채유번(蔡維藩)은 대두(大痘: 痘瘡 또는 正痘)·반진(斑疹: 麻疹·猩紅熱의 類)을 구별하게 되었고, 수두는 “몸에 열이 2∼3일에 그치고 그 돌기의 모양은 작아서 수주(水珠)와도 같고 수가 적지 않게 나오기 쉽고 딱지도 쉽게 생기며 해도 적어 다른 증상처럼 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수두의 기록은 이보다 비교적 뒤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조선 세종 때의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은 물론이거니와 『두창집요(痘瘡集要)』·『동의보감(東醫寶鑑)』·『두창경험방(痘瘡經驗方)』을 보아도 수두에 대한 기록은 없다.
『명종실록(明宗實錄)』 권26을 보면 대소창진(大小瘡疹)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서 대(大)는 천연두를 의미하는 것이고, 소(小)는 좁게는 수두를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이를 포함한 마진(麻疹)의 총칭류를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숙종실록(肅宗實錄)』 권25에 보이는 대소두(大小痘)의 소두(小痘)는 명백히 수두를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때에는 마진을 확실히 구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두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영조실록(英祖實錄)』에 “왕비 수두제증에서 회복되다(王妃水痘諸証平復).”라는 구절이다. 그 뒤 실록에서 여러 차례의 기록이 나타나고 있다.
의서를 볼 때 조선 중기 이후 수두에 관한 기록이 여럿 있지만, 정조 때 정약용(丁若鏞)의 『마과회통(麻科會通)』 변사편(辯似篇)의 수두 조항이 두드러진다.
여기에서 정약용은 중국의 진문중·설기(薛己)·마지기(馬之騏)·장결고(張潔古)·왕긍당(王肯堂) 등의 수두설을 인용하여 논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조선 후기와 말기의 『제중신편(濟衆新編)』·『의종손익(醫宗損益)』에 이르러서는 중국의 학설을 넘어서 자신들의 수두설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