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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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무예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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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손을 써서 상대를 공격하거나 수련을 하는 한국 전통의 맨손무예. 수벽치기.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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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벽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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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주로 손을 써서 상대를 공격하거나 수련을 하는 한국 전통의 맨손무예. 수벽치기.
내용

수벽치기·수박(手拍)·수벽타(手擘打)라고도 한다. 수박이나 수벽은 모두 손뼉을 가리키는 말로 추측되며, 그것을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러 표기가 나온 것이다. 이런 명칭은 수벽치기가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수련하는 방법을 기초로 삼는 데서 온 것으로, 발 사용을 기본으로 삼는 택견[托肩]과 대조를 이룬다.

변변한 무기를 갖지 못했던 원시시대에는 짐승을 잡거나 상대와 겨룰 때 발로 차거나 손으로 치거나 붙들어서 둘러메치기도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경험이 쌓임에 따라 점차 전문적인 부문으로 세분화되고 세련미도 더해져서 택견이나 수박, 씨름으로 발전해 왔을 것이다. 따라서 이 세 가지의 무예는 한몸에서 나온 부분인 셈이다.

수박이 우리 나라에서 언제부터 행해졌는지 분명히 말하기는 어려우나, 4세기경 고구려 무덤의 벽화(만주 집안현의 무용총이나 황해도 안악의 미천왕 무덤)에 씨름과 다른 모습이 그려져 있어 이것이 수박이나 택견을 묘사한 것으로 여겨지므로, 삼국시대에 이미 유행했으리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또한, 18세기에 나온 ≪무예도보통지 武藝圖譜通志≫에도 이에 관한 상세한 설명과 그림이 실려 있는데, 고구려 벽화의 그림과 매우 흡사하게 묘사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도 수박은 매우 중요한 무예로 여겨져 무사들은 반드시 이의 기법을 익혀야 하였다. ≪고려사≫ 열전 정중부전(鄭仲夫傳)에 따르면 의종이 보현사(普賢寺)에서 무사들의 수박경기를 구경하였고, 최충헌전(崔忠獻傳)에도 수박에서 이긴 군사에게 벼슬을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도 군대 안에서 열병이나 기타의 중요 행사가 있을 때 수박 겨루기를 벌였고, 민간에서도 이를 명절놀이의 하나로 여겨 7월 백중날 연산(連山)의 작지(鵲旨)에서는 충청도와 전라도의 선수들이 모여 큰 대회를 열기까지 하였다.

≪무예도보통지≫에는 경기방법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수박에는 신법(身法)·수법(手法)·각법(脚法)을 기초로 하는 25법이 있었고, 그 밖의 비법이 10종이나 되며, 치는 술법에도 운혈(暈穴)·아혈(亞穴)·사혈(死穴) 등이 있어 치는 부위에 따라 상대가 기절하거나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하는 등 수박술(手搏術)의 변화가 무궁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18세기에 들어와 큰 변화를 겪은 듯하다.

이에 대하여 ≪동국여지승람≫에서 “전에는 서로 상대하여 갑이 돌마세(揬馬勢)를 취하면 을은 요단편세(拗單鞭勢)로 대하고, 갑이 칠성세(七星勢)로 덤비면 을은 기룡세(騎龍勢)로 막아서 공격과 수비에 모두 자연세를 이용하였으나 지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자세만을 취하니 본래의 뜻에서 어그러진다. 더구나 갑의 어떤 동작을 을이 곧 뒤따라 취하여 흉내뿐인 그림자 경기처럼 되었다.”고 한탄하였다.

이것은 아마도 예전에는 전투적이고 실용적인 면에 치중하여 갖가지 기술을 변화무쌍하게 이용했으나 이 무렵에 이르러서는 체조처럼 일정하게 약속된 동작에 따라 행하게 되었던 때문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당시의 수박은 체계화 내지 정리화되기는 하였으나 그만큼 현실감이나 변화감이 약화되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 뒤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가 최근에 택견 인간문화재 신한승(申漢承)이 수박의 계보를 추적, 발굴하였으나 1987년에 세상을 떠남으로써 제자 육태안(陸泰安)이 이를 전수받아 일반에 선보이고 있다.

참고문헌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한국유희사연구』(나현성, 백상문화사, 1977)
『한국의 민속놀이』(김광언, 인하대학교 출판부,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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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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