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辰星)이라고도 한다. 세종 때의 ≪칠정산내편 七政算內篇≫ 오성(五星)에서 수성의 대목을 보면 “1개월에 1궁(宮)씩에 머무르고, 1년에 하늘을 일주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실린 역률(曆率:공전주기를 1일=1만분의 단위로 나타낸 값)도 365.2575일로, 오늘날의 값 88일과 크게 어긋난다. 그러나 수성과 태양의 회합주기(會合周期)인 주일(周日)의 값은 115.876일로 오늘날의 값 115.9일과 거의 같다.
이것은 수성이 태양에 가깝기 때문에 공전주기의 측정이 어려운 데 비하여, 회합주기는 비교적 관측이 쉬운 최대이격(最大離隔:태양에서 떨어진 각도가 최대일 때의 거리)이 되풀이 되는 주기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사기 史記≫ 천관서(天官書)를 보면 “태양과 수성이 회합하는 것을 관찰하여 수성의 위치를 가린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수성의 위치는 태양이 머무르는 별자리로 보고, 수성의 공전주기를 태양과 같은 1년으로, 따라서 1개월에 황도 12궁을 차례로 옮겨간다고 생각한 것 같다.
수성이 관측된 기록은 ≪증보문헌비고 增補文獻備考≫ 상위고(象緯考)의 월엄범오위(月掩犯五緯:달이 5개 행성을 가림)에 1181년(고려 명종 11) 11월 신축(辛丑)에 달이 수성을 가린 기록이 처음으로 나온다. 5개의 행성이 서로 가리는 오위엄범에서는 1144년(고려 인종 22) 11월에 수성이 금성을 가린 기록이 처음이다.
5개 행성이 가까이에 모이는 오위합취(五緯合聚)에서 그 최초의 것은 “신라 원성왕 6년 여름 4월에 금성 동정(東井)에 모였다.”고 한 기록이 있다. 동정은 별자리 이름으로 28수(宿)의 하나인 정(井)과 같고, 오늘날의 쌍둥이자리이다.
행성이 항성을 가리는 오위엄범항성(五緯掩犯恒星)의 기록에서 수성이 다른 별을 가린 것을 추려보면 4개에 지나지 않아, 다른 행성의 경우에 비하여 극히 드물다. 이것은 수성이 언제나 태양에 가까운 위치에 있고, 태양으로부터 최대로 28°밖에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별을 가리는 현상의 관측이 어려운 탓으로 짐작된다.
위의 4개의 기록은 모두 고려시대의 것으로 수성의 관측에 관해서는 고려가 조선보다 더 열심이었던 점이 흥미있다. 그 최초의 것은 1112년(예종 7) 10월 임진(壬辰)에 저성(氐星:오늘날의 천칭자리의 {{#077}}별)자리에 보였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