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46장). 고활자본. 수시력을 편찬할 때 빠르고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만든 조견 수표(數表)이다. 권말에는 시헌력의 도입 과정과 이 책을 편찬한 사정이 들어 있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고려의 충선왕은 왕위에 오르기 전인 1303∼1304년 광양군(光陽君)최성지(崔誠之)를 데리고 원나라 북경에 가서, 돈 100근을 주고 스승을 구하여 수시력술을 배웠다. 충선왕이 귀국하여 곧 즉위하였는데, 그가 배워온 역수(曆數)는 그 뒤 고려 학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강보는 그의 제자로 역수를 잘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수시력술에 정통하였다. 강보는 1335년 충숙왕이 복위되고 4년 만에 종9품인 서운사력(書雲司曆)에 발탁되고, 그 뒤 서운정(書雲正)이 되어 『수시력첩법입성』을 간행하였다.
이 책은 진사 이인실(李仁實)이 옮겨 썼고, 서문은 당시의 서운승(書雲丞) 손광사(孫光嗣)가 맡았으며, 간기는 1346년(충목왕 2) 11월로 되어 있다. 전사본으로 되어 있던 이 책은 1444년(세종 26) 갑인자로 인쇄되었다.
내용은 발문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본래의 것과 일치하는 것은 제외시켰다고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 간행된 『수시력경(授時曆經)』이 『수시력첩법입성』이나 『수시력입성』을 말하는 것 같다. 끝에 수시력경종(授時曆經終)이라고 하는 문자가 인쇄된 것으로 이와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선에서 수시력은 바로 강보의 ‘첩법입성’을 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수시력경』의 요약 또는 주석서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역을 작성하는 데 지침이 된다. 우선 동지일과 윤여일(閏餘日)을 구하기에 필요한 수치와 계산 방법이 제시되어 있고, 이어서 입전지질일(入轉遲疾日)·입교범일(入交凡日), 즉 달의 근지점 통과와 교점 통과를 계산하였다. 그밖에 여러 계산 공식과 수표가 나열되었는데, 여기에 쓰인 수학은 가·감·승·제·평방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