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는 소갈병(消渴病: 당뇨병)의 말기 증상으로 혹은 색욕 과다로 하초(下焦)에 열이 축적되어 다리에 힘이 없고, 골절(骨節)이 아프고 마르며, 소변이 잦고 탁하며 기름과 같은 증세를 말한다.
하소는 신음(腎陰)이 쇠약해져 양기를 발생하는 근원이 고갈되어 대장의 양기(陽氣)가 상승하지 못하는 까닭에 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삼소(三消: 상소·중소·하소)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 따라서 하소는 자보신수(滋補腎水)하면서 대장의 청양(淸陽)을 상승시키는 것이 가장 주된 치료 방향이며, 이 경우에 숙지황고삼탕이 적당하다.
처방의 구성은 숙지황 15g, 산수유 7.5g, 복령(茯苓)·택사(澤瀉) 각 5.625g, 지모(知母)·황백(黃柏)·고삼(苦參) 각 3.75g으로 되어 있다. 적응증에는 소양인의 하소 외에도 부인의 포의불하(胞衣不下: 출산 후 태반이 나오지 않음)나 사태불하(死胎不下: 태아가 죽어서 자궁 안에 오래 머물러 있음) 등이 있다.
이 처방은 숙지황·산수유·복령·택사의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재료로 보음호양(補陰護陽)하고, 침강입신(沈降入腎)하는 고삼, 윤신자음(潤腎滋陰)하는 지모, 침음하강(沈陰下降)하는 황백 등 세 가지 약물로 신(腎)의 사화(邪火)를 물리치도록 함으로써 생명의 근원이 되는 신장의 기능을 정상화하고 아울러 그 부(腑)에 해당하는 대장의 청양(淸陽)을 상승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병증이 위중하면 약의 힘만 가지고는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항상 평심정려(平心靜慮)하는 마음의 수양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