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천(伊沙川)댐 수몰지구 발굴조사의 일환으로 지난 1987년 제주대학교 발굴조사단에 의해 모두 15기의 고인돌 중 9기가 조사되었다. 유적 주변을 흐르는 이사천은 계곡을 따라 S자모양으로 굽이쳐 흐르는데, 고인돌군은 그 곡류지점 서쪽 높이 120m 정도의 야산 끝단에 분포하고 있다.
한편, 이 곳에서 상류 쪽으로 700m 정도 떨어진 신학리 일대에는 총 53기의 고인돌이 4∼13기씩 무리지어 하천을 따라 8지점에 분포하고 있다. 또 그 상류 쪽에도 150여 기의 고인돌들이 무리지어 분포하고 있다. 고인돌은 야산의 끄트머리에 동서 15m, 너비 20m 범위 내에 밀집분포하나, 배치상에 있어 어떤 뚜렷한 양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고인돌의 형식을 살펴보면, 조사된 9기 중 4기는 지하에 석곽시설을 갖추고 받침돌이 없는 무지석식(無支石式, 또는 개석식)이고, 나머지 5기는 따로 매장시설이 마련되지 않고 3∼7매의 받침돌로 둘러싸인 구역이 매장부가 되는 돌둘림식[圍石式] 고인돌이다.
덮개돌과 지하석곽의 장축방향은 돌둘림식 고인돌 중 1기가 북서―남동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북방향이다. 출토유물 중 토기로는 적갈색 거친민무늬토기[粗質無文土器]와 붉은간토기[赤色磨硏土器]의 두 종류가 있다. 그 중 붉은간토기는 동체부 어깨와 목에 흑색가지무늬가 있는 이른바 가지무늬토기[彩文土器]이다.
이것은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지방 등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것이다. 석기로는 전형적인 일단병식(一段柄式)의 마제석검 1점이 고인돌 내부에서 껴묻거리로 출토되었다. 그리고 마제석촉 3점, 환상석부편(環狀石斧片) 1점, 미완성석기 1점 등이 고인돌 받침돌 틈 또는 주변의 표토층에서 출토되었다.
전체적인 유적의 상황을 통해볼 때, 이사천 상류에 위치한 유평리 유적은 기본적으로는 보성강 일대의 고인돌문화와 그 맥을 같이한다. 축조시기는 민무늬토기시대 전기 말이나 후기 초로 추정된다. 지하에 매장시설이 따로 없는 형식의 고인돌은 축조연대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