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이씨. 호는 일여(一如). 전라남도 청해(淸海 : 완도군) 출신. 16세에 두륜산으로 출가하여 경월 영오(鏡月寧傲)의 제자가 되었고, 19세에 화담 영원(花潭靈源)에게서 『능엄경(楞嚴經)』과 『기신론(起信論)』을 배웠으며, 가지산에서 『원각경(圓覺經)』을 공부하였다.
그뒤 백인(白印)과 함께 전국의 고승을 찾아다니면서 도를 구하다가 25세에 금강산 만회암(萬灰庵)에서 백일기도를 시작하였다. 그때 ‘찬 재만 있는 화로에서 향연기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나의 정성이 부족함이니 나의 몸을 불살라 공양하겠다.’는 발원(發願)을 세워 암자 밑에 마른 섭나무를 쌓아두고 기도하였다.
백일기도를 마친 정월 10일에 화로에서 향연기가 일어나지 않자 섭나무 더미에 불을 붙인 뒤 불 속에 서서 합장하고 관음봉을 향하여 관세음보살을 외우면서 소사하였다. 그날밤 장안사(長安寺)를 비롯한 금강산 내의 여러 사찰 승려들이 모여 다비(茶毘)하였는데 온 산중은 큰 불이 타는 것처럼 밝았으며, 그 빛은 3일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고 전한다.